따로 국밥의 비밀
갈비탕이든, 설렁탕이든 국과 밥은 따로 나온다. 그러나 이 따로 국밥이 과거 양반문화의 유산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종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 李裕元(1814 ~ 1888)의 임하필기 林下筆記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 있다. 어느 날 날이 저물어 산골 마을에 갔을 때 마침 주인 아낙네가 산기가 있어 직접 미역국에 밥을 말아 주었더니 산모가 자신을 상놈으로 여겨 함부로 대했다는 일화다.
격格과 식式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어우러짐이 있어야 빛을 발한다. 세상 시끄러운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격과 식이 따로 노는 일이 다반사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비정규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한 이유가 무엇인가! 최근 대학의 젊은 시간강사가 강단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가?
현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책임지지도 못할 법을 만들어놓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을 섬긴다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들이 섬기는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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