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앞세운 동서양의 근대, 문명의 종착점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4.02.16 00:53 업데이트 2024.02.16 09:40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김기협 역사학자 문명 전파가 남북보다 동서 방향으로 쉽게 이뤄지는 경향을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1997)에서 설명했다. 문명의 바탕이 농업에 있고, 농업 기술은 비슷한 기후대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가 동서축을 따라 동아시아권-인도권-이슬람권-기독교권으로 대략 구분되어 진행된 것도 이 까닭이다. 크게는 동양과 서양이 대비된다. 농업에 기반을 둔 세력들이 끊임없이 동서 방향으로 밀고 당긴 데 비해 남북 방향의 교섭은 호흡이 길었다.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문명의 시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