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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 433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중앙일보 입력 2024.03.22 00:24 이윤정 문화칼럼니스트 TV를 보며 몸에 대한 나의 편견을 바꾸게 된 계기가 몇 번 있다. 맨 처음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이었다. 천상의 연기를 펼치는 그의 완벽한 경기를 보고 나면 ‘다리 짧은’ 동양인 혹은 서양인의 이상적인 팔등신 비율 같은 고정관념은 깨끗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뛰어올랐다가 미끄러운 빙판에 안전하게 내려앉으려면 백인의 긴 다리는 좀 거추장스러운 게 아닐까 하는 ‘역 편견’이 생길 정도였다. 육체엔 각자 시간과 노력 새겨져 몸 만들며 한계 극복해 가기도 도전할 때 새로운 정체성 생겨 판앤펀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는 ‘섹시함’이란 단어에 대한 편견을 지워주었다. 자신의 몸으로 그렇게 당당하고 진..

문화평론 2024.03.22

‘파묘’ 속 풍수의 오해와 진실… 흥행 반갑지만 3가지 왜곡 있다

‘파묘’ 속 풍수의 오해와 진실… 흥행 반갑지만 3가지 왜곡 있다 [아무튼, 주말] [김두규의 國運風水]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입력 2024.03.16. 03:00업데이트 2024.03.17. 09:55 영화 '파묘'의 한 장면. 무당 화림(김고은)은 묫바람 때문에 집안에 우환이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쇼박스 영화 ‘파묘(破墓)’가 1000만 관객을 바라본다. ‘명당’ ‘대풍수’ 등 풍수를 재료로 쓴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만큼 흥행한 적은 없다. 풍수학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극장에서 본 ‘파묘’는 필자가 아는 사실과는 달랐다. 파묘란 무덤을 파헤친다는 뜻이다. 어떤 사연이 있어 기존의 무덤을 파서 이장하거나 소각하는 행위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 묘 때문에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

문화평론 2024.03.18

‘美 3대 커피’ 한국 상륙

“서울 서촌 한옥에 1호점… ‘얼죽아’의 나라에서 美食 커피로 도전장” [아무튼, 주말] ‘美 3대 커피’ 한국 상륙 인텔리젠시아 CEO 김성윤 기자 입력 2024.03.09. 03:00업데이트 2024.03.09. 12:10 ‘인텔리젠시아’의 제임스 매클로플린 대표가 서울 서촌점에서 플레어 머신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하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달 23일, 추위에도 서울 서촌의 한 한옥 카페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닫이문이 열리자 향긋한 커피 냄새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서촌점. 이날 문 연 인텔리젠시아의 첫 국내 매장일 뿐 아니라 글로벌 1호점이기도 하다. 유리..

문화평론 2024.03.11

구례 화엄사

사진대회에 영화제에… 놀러가는 사찰로 바꾼 주인공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김한수 기자 입력 2024.03.06. 03:00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이 각황전 옆의 홍매화 가지를 가리키고 있다. 화엄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이 찾아오는 사찰로 각광받고 있다. /김한수 기자 “화엄사 홍매화는 항상 저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향기와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고마움을 전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한 음악제와 사진 콘테스트를 기획했는데, 마침 코로나 때여서 그런지 국민들이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각황전 옆 홍매화 가지마다 고운 꽃망울이 맺히던 지난주,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만난 주지 덕문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화엄사는 오는 9일..

문화평론 2024.03.07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중앙일보 입력 2024.03.04 16:51 업데이트 2024.03.04 17:2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이은주 기자 구독 2월 14일 개관한 솔올미술관. 마이어 파트너스에서 설계를 맡았다. [사진 솔올미술관] 솔올미술관 2층에서 내다보이는 강릉 시내 풍경. [사진 솔올미술관] 루치오 폰타나의 설치 작품 '제9회 밀라노 트리엔날레를 위한 네온 구조'. [사진 솔올미술관]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89)와 이탈리아 미술가 루치오 폰타나(1899~1968). 건축과 미술에 한 획을 그은 두 해외 거장이 국내 예술 애호가들을 지금 강릉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관한 강릉의 새로운 공공미술관 '솔올미술관'. 지난 3·1절 연휴에 3..

문화평론 2024.03.04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각축장 된 대한민국

캐나다 국민카페 VS 커피계의 에르메스… ‘3차 커피 전쟁’ 터진다 [아무튼, 주말]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 각축장 된 대한민국 이혜운 기자 입력 2024.02.17. 03:00업데이트 2024.02.17. 09:58 이 중 승자는 누구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 1호점.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1.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숭례문 SG타워 1층. 건물에는 국내 1위 ‘스타벅스’, 더티초코 빵으로 유명한 ‘아우어 베이커리’도 있었다. 그런데 개점 시간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다른 방향을 향해 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의 3호점 숭례문그랜드센트럴점이 문을 여는 날이었다. 팀홀튼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선수 팀 호턴이 1964년 만든 캐..

문화평론 2024.02.17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국가 앞세운 동서양의 근대, 문명의 종착점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4.02.16 00:53 업데이트 2024.02.16 09:40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김기협 역사학자 문명 전파가 남북보다 동서 방향으로 쉽게 이뤄지는 경향을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1997)에서 설명했다. 문명의 바탕이 농업에 있고, 농업 기술은 비슷한 기후대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가 동서축을 따라 동아시아권-인도권-이슬람권-기독교권으로 대략 구분되어 진행된 것도 이 까닭이다. 크게는 동양과 서양이 대비된다. 농업에 기반을 둔 세력들이 끊임없이 동서 방향으로 밀고 당긴 데 비해 남북 방향의 교섭은 호흡이 길었다.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문명의 시간-사..

문화평론 2024.02.16

세계사를 바꾼 음식

[숨어있는 세계사] 차는 美 독립전쟁의 불씨… 육포는 몽골군 기동력 높여 입력 : 2024.02.07 03:30 세계사를 바꾼 음식 ▲ 미국 남북전쟁(1861~1865) 중 군인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려고 장작불을 지펴서 물을 끓이고 있어요. 미국 화가 윈슬로 호머의 1863년 그림 '커피의 부름'. /미국 아몬카터미술관 지난달 24일 '완벽한 차(茶)'를 만드는 법을 두고 미국과 영국 사이에 불꽃 튀는 '논쟁'이 일었습니다. 미국 대학의 한 화학 교수가 최근 낸 책에서 "차를 완벽하게 우리려면 소금을 약간 넣어라"라고 권한 게 발단이었어요. 이에 영국의 유명 일간지 '가디언'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미지근한 물로 차를 만드는 나라의 과학자가 완벽한 차를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한다"고 비꼬았어요. ..

문화평론 2024.02.08

견훤·궁예·왕건의 갈림길

호족 품고 정치보복 멀리한 왕건, 민심은 그를 택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4.02.02 00:35 지면보기 견훤·궁예·왕건의 갈림길 이익주 역사학자 우리 역사에는 평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왕이 된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후삼국 시대를 열었던 견훤, 궁예와 왕건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 중 두 사람은 2대를 채 가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왕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는 후대인의 생각일 뿐, 당시로서는 자기 힘으로 나라를 세운 영웅이 아닐 수 없었다. 사주 관상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왕이 될 상’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끝은 같지 않았다. 견훤과 궁예는 실패했고, 왕건은 성공했다. 무엇이 달랐을까? 견훤은 장군, 궁예는 도적 출신 철..

문화평론 2024.02.02

美 유명작가, 한국 여행 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네요"

美 유명작가, 한국 여행 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네요" 중앙일보 입력 2024.01.28 14:58 업데이트 2024.01.28 20:4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한영혜 기자 구독 마크 맨슨이 한국을 방문한 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영상을 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이 한국을 방문한 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영상을 올려 화제다. 맨슨은 『신경 끄기의 기술』 등 유명 자기계발서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구독자 14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맨슨은 약 24분간 이어지는 영상에서 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깊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앓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유교 ..

문화평론 2024.01.29

“있을 때 빼먹자”는 노조 vs “기업 가치 향상, 격차 해소” 내세운 노조

“있을 때 빼먹자”는 노조 vs “기업 가치 향상, 격차 해소” 내세운 노조 중앙일보 입력 2024.01.18 00:21 업데이트 2024.01.18 00: 김기찬 기자중앙일보 고용노동전문기자 구독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몇 달 전 특별 성과급 등으로 근로자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받은 회사. 단박에 웬만한 협력업체 근로자의 연봉을 챙겼다. ‘노조 내지 노사 야합이 원·하청 간 격차(이중구조)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현대·기아차 얘기다. 한데 두 회사 노조가 해가 바뀌자마자 또다시 특별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최대 실적은 조합원 동지들이 흘린 피와 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엄밀히 따지면 협력업체 직원들의 피와 땀이 현대·기아차 성장의 밑거름”이라며 “이걸..

문화평론 2024.01.18

손편지 대신 e카드·카톡 일반화, 연하장이 사라져간다

손편지 대신 e카드·카톡 일반화, 연하장이 사라져간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23 00:44 허정연 기자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에서 시민이 연하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손글씨로 연말연시 인사를 전하는 문화는 이제 낯선 풍경이 됐다. 1970년 바른손카드에서 출발해 한때 국산 카드·편지지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던 바른컴퍼니는 이제 청첩장을 전문으로 하고, 더 이상 연하장을 제작하지 않는다. 창립 첫해 연하장 판매량이 130만 장에 달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끌었지만 손편지를 주고받는 문화가 사라지며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10년 전 아트프린팅 사업을 따로 떼 분사한 비핸즈에서 일부 제작하긴 하지만 매년 100여 종에 달하던 가짓수는 물론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박정식 바른..

문화평론 2024.01.15

종로의 새 명소 익선동

“익선동은 서울의 자궁” 우리 소리 울려퍼진 풍류의 고향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30 00:01 [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종로의 새 명소 익선동 서울은 만원(滿員)이다. 소설가 이호철은 그렇게 말했다. 그때가 1969년, 인구 500만 명을 육박한 상황에서 그렇듯 비명을 질러댔다. 사람이 살 곳 아니라지만 사람이 살려고 서울로 모이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처럼 ‘서울불(不)서울’이다. 그러나 지금도 늘 익선동 주변을 도는 이른바 종3(종로3가) 세대가 우리 세대에 수두룩하다. 아직도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익선동 하면 늘 추웠던 기억이 흐른다. 사람을 떠나게 해도 돌아오게 하는, 무언가 알지 못하는 힘을 느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불야성을 이루는 포장마차길 따라 정처 없는 ..

문화평론 2024.01.02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자작나무 숲]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윤선도가 귀양살이 한 양강도… 그곳에서 백석은 양치기로 살아 소련 여성 시인도 윤선도 ‘어부사시사’ 번역하며 체제 칼날 피해 고독했기에 강인했던… 흑백 선택의 시대에 ‘제3의 길’ 간 예술가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12.26. 03:00 일러스트=이철원 최인훈의 1960년 문제작 ‘광장’은 갈림길에 선 인간 이야기다. 좌냐 우냐, 남이냐 북이냐, 이념이냐 사랑이냐, 광장이냐 밀실이냐 사이에서 갈등하던 지식인 청년은 종착지로 ‘중립국’을 택한다. ‘푸른 광장’(바다) 즉 자살로 수렴되는 그의 최종 선택이다. 소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밀실과 광장이 맞뚫렸던 시절에, 사람은 속은 편했다.” 흑백으로 양분된 사회, 그래서 선택이 강요된 ..

문화평론 2023.12.26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는가

성장의 단맛은 끝났다…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 행복 중앙일보 입력 2023.12.12 00:40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는가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은 “국민의 생활과 행복을 돌보는 일은 좋은 정부의 진정한 목적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유엔이 발간하는 ‘세계행복보고서 2023’(World Happiness Report 2023)은 서문에서 “국가의 성공은 국민 행복도에 의해 평가돼야 하며, 국민 행복이 각국 정부 운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행복을 기준으로 평가된 우리나라 모습은 어떨까. 올해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행복 수준은 세계 57위를 기록해 2013년 41위에서 크게 추락했다. 평가점수는 2013년 6.27에서 2023년 5.94로..

문화평론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