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혼자 커가는 그리움 권애숙 (시인) “어느 계절이 좋아요?” 언젠가 누가 불쑥 물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4계절 열두 달이 휙휙 전신을 디디고 지나갔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이, 가수 빅뱅의 노래 ‘봄여름가을겨울’이, 겨울에 당도해 있는 어떤 이의 전생 같은 계절들이, 겹쳐 흘렀습니다. ‘생은 이런 것이야’ 하는 듯 웃으며, 울먹거리며, 생의 희로애락을 보편적인 상징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인접한 것들은 서로에게 스며들어 많든 적든 간섭을 합니다. 한 줄에 연결된 혈육처럼. 사계 역시 서로 연결고리로 이어져 앞뒤의 계절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지요. 봄에 태어난 것들에선 겨울의 냄새가 많이 묻어 있습니다. 겨울의 차고 매서운 추위를 건너왔기에 또 어떤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