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오랫만에 방 청소를 하다가 앨범에 넣지 못한 사진 뭉치를 발견했다. 여기저기 주마간산 흘러가다가 찍은 풍경들, 그 중의 하나가 <문즐> 홈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사진 이다. 10년 전 경희대 시창작교실 문우들과 함께 강원도 속초, 강릉, 정선, 봉평으로 다녀왔던 기억.. 정동진 철로 가운데 .. 혼자 중얼거리다 2008.06.02
6월의 기억 6월의 기억 나호열(시인)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 6월 나는 푸른 제복을 벗었다. 미제 GMC 트럭을 타고 의정부를 지나고 동두천 너머 한탄강을 건너고 하염없이 비포장도로를 북으로 달려갈 때, 남녘 출신 훈련소 동기 이등병은 눈물을 쿨럭거리며 연신 먼지 내려앉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는데, 그 친.. 세상으로 내려가는시냇물(산문) 2008.05.28
관계 복원을 위한 길 찾기 관계 복원을 위한 길 찾기 나호열 문학은 살아 있다 ‘문학의 위기’란 말이 이제는 ‘문학의 몰락’ 으로 우리 앞에 당도한 문제라고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대형 서점에서의 문학 코너는 구석에서 구석으로 쫓겨가는 형국이고 가뭄에 콩 나듯 해도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베스트셀러들이 요즘 .. 내가 쓴 시인론·시평 2008.05.26
생명의 죽음은 당연한 것… 지금 인생이 너무 아름다워 생명의 죽음은 당연한 것… 지금 인생이 너무 아름다워 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8.05.24 03:09 | 최종수정 2008.05.24 04:09 [동아일보] 故박경리 선생 마지막 산문 '물질의 위험한 힘' 《5일 타계한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에세이가 나왔다. 23일 나온 문예계간지 '아시아'(발행인..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08.05.25
폐사지에서 폐사지에서 이제는 고사리 밭이 되어버린 곳 두렁을 지나 곧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삼층 석탑 서 있다 머리에는 화관도 쓰고 가슴께에는 풍경도 멋지게 달았던 어디서나 빛나고 경배하며 주위를 맴돌았던 마음 한 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난보다 넓지 않은 몇 평의 폐허를 보..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5.25
화진포 바다 화진포 바다 그곳에 가서 알았다 눈 뜨고도 보지 못하고 입을 열어도 말할 수 없는 그래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는 것을 객창에 기대어 저 두껍고 어두운 한 권의 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하는 동안 날은 다시 어두워졌다 수 만개의 북을 울리는, 마치 스스로 만든 무..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5.24
아다지오 칸타빌레 adagio cantabile 아다지오 칸타빌레 adagio cantabile 나 호 열 모든 것이 느려지고 있다. 한 인생의 완성이 죽음에 있다면 그 걸음은 더 한껏 느려져도 좋을 것이다. 한껏 느려진다는 것은 속도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 이를테면 마라톤 경주에서 42.195㎞를 누가 빨리 달려갈 수- 혹은 달려올 수- 있는가에 내기를 건다는 .. 세상으로 내려가는시냇물(산문) 2008.05.24
알프스의 메아리를 듣다. 알프스의 메아리를 듣다. - 음악테마파크 양평 알프스 나호열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 서울에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다. 경춘가도를 강을 끼고 달리다가 청평댐을 건너면 설악면이다. 면 소재지 채 못가서 오른쪽으로는 37번 국도, 양평군 옥천면으로 가는 길이다. 그리로 빠지면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08.05.24
나는 폐허가 좋다 나는 폐허가 좋다 열 길 우물 속에서 개구리 운다 경전을 받아 적으려 바닷가 창문을 열어놓고 지새우는 밤 질기고 질긴 한숨소리 같은 저 파도의 질문, 한 마디의 말 폐허에는 독 오른 풀들이 자란다 베고 또 베어내도 귓전 떠나지 않는 울음소리 마음 베이는 소리 열 길 우물 속에서 폐허의 주춧돌처..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5.21
고한 苦汗에서 고한 苦汗에서 길은 옛길이 좋아 강 따라 구비치며 가다가 그리움이 북받치면 여울목으로 텀벙 뛰어들고 먼 이름 부르고 싶으면 산허리를 칭칭 동여매어 돌다가 목이 매이고 말지 그렇게 낮게 낮게 풀꽃마냥 주저앉은 사람들 고난으로 땀흘리는 마을이라고 지상에서 가장 슬픈 이름을 누가 부르기 시..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5.21
풍경 풍경 풍경 너머에 또 하나의 풍경은 눈물 걸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봄날 아스라히 한 마장쯤 걸어 들어가도 아늑할 그 품 속 손을 넣으면 완강한 벽 하나가 와르르 무너질 것 같다 휠체어에 몸을 기대어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노인이 휠체어에 앉은 노파에게 나지막히 말한다 어머니, 이제 돌아가..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5.20
31 번 국도 31 번 국도 경주에 가서 남산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경주를 아예 가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남원의 광한루가 관광지화 되어 고적함과 춘향전의 문학적 향기를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여 본다면 남산 없는 경주는 너무 쓸쓸하다. 바쁜 일정에 남산 오르는 일을 포기하고 경부고속도로를 탈까 하다가 내..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08.05.18
사람들에 관한 글쓰기 사람들에 관한 글쓰기 테드 휴즈 시작법 제 3장 몇 가지 이유로 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 관해 쓴 글을 읽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들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 실제로 사람은 흔히 상당히 호기심 많은 동물이다. 언어가 시작된 이래 작가들의 노력의 대부분은 사람을 언어로 생생하게 표현하는 .. 시창작 도움자료 2008.05.14
開心寺 저 쪽 開心寺 저 쪽 일요일 금쪽 같은 시간을 흘려 버렸다. 어제 저녁 후배의 박사 학위 축하 자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뒤를 살펴보지도 않고 후진을 해 버린 젊은이는 순순히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다행..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08.05.12
풍경에 대한 시쓰기 풍경에 대한 시쓰기 테드 휴즈 Ted Huges Poetry in the Making 해변가에서 접는 의자 위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바다이다. 하지만 바다는 그저 바다일 뿐이며 우리는 모두 바다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알고 있어서, 그 사람들처럼 마치 바다가 아직도 .. 시창작 도움자료 200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