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전화를 걸다
오월에 전화를 걸다 나호열 누구든 내게 오라고 오래 서 있는 공중전화를 보면 땅에 누워 눈물 흘리는 작약처럼 멀리, 저 머얼리 향기를 보내고 싶다 얼굴은 바람에 흩어지고 목소리는 새가 남기는 그림자처럼 어디든 날개의 꿈을 펄럭이듯 그저 멀리, 저 멀리 달그락 꽃잎 한 장에도 붉어지는 젊은 날 심장의 들날숨 소리 못다 쓴 편지의 여백으로 오월은 혼자 부끄러워지는가 손길 닿는 곳마다 문득 푸르러지는 오월에 부재중의 나에게 걸려오는 저 발자국 소리 깊어지는 수심을 살피며 안부를 묻는 당신은 누구신가 * 2018,0528 평화방송 발표시 * 시집 엔 수록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