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리 길 이십 리 길을 갑니다 그 길은 어디에도 닿을 수 있으나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고개를 넘다 스르르 사라지고 문득 강가에서 발길이 멈추기도 합니다 바람을 기다려 자식을 떠나보내는 풀꽂의 마음 슬하에 있어도 이십 리 멀리 떠나도 이십 리 이십 리 길은 내 그리움이 서러운 그 곳 까지 입니다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으면 하고요 어린아이용 키 작은 의자가 있었으면 하고요 저녁 어스름에 닿아 가여운 내 그림자가 잠시라도 앉아 있으면 그만 입니다 이십 리 길은 내 마음의 길 당신도 그 길로 사뿐히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