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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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오월에 전화를 걸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5. 3. 14:06

오월에 전화를 걸다

                         나호열

 

누구든 내게 오라고

오래 서 있는 공중전화를 보면

땅에 누워 눈물 흘리는 작약처럼

멀리, 저 머얼리

향기를 보내고 싶다

얼굴은 바람에 흩어지고

목소리는 새가 남기는 그림자처럼

어디든 날개의 꿈을 펄럭이듯

그저 멀리, 저 멀리

달그락 꽃잎 한 장에도 붉어지는

젊은 날 심장의 들날숨 소리

못다 쓴 편지의 여백으로

오월은 혼자 부끄러워지는가

손길 닿는 곳마다

문득 푸르러지는 오월에

부재중의 나에게 걸려오는

저 발자국 소리

깊어지는 수심을 살피며 안부를 묻는

당신은 누구신가

 

* 2018,0528 평화방송 <시가 있는 오후> 발표시

* 시집 <<안녕, 베이비 박스>>엔 수록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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