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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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집 1993

자연의 법칙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8. 10. 17:52

자연의 법칙

 

이른 아침 숲 속에

고개 숙인 사람들 있다

신전에 엎드린 순례자처럼

떡갈나무 아래에

눈동자가 이슬을 머금는다

조용하다 저만큼 다람쥐가 숨 죽여

그들을 바라본다

제 먹을 만큼의 열매를 떨구어 놓은

다람쥐들은 무섭다

죄책감도 없이 착취해 가는

저 부드러운 손길들

한 사발의 토토리묵이 식탁에 올려지고

머나 먼 아프리카에선 굶주린 아이들이

죽어간다고

쌉쌀한 도토리묵 맛 속에

굶어 죽은 다람쥐 일가의

비명이 가득한 줄 모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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