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법칙
이른 아침 숲 속에
고개 숙인 사람들 있다
신전에 엎드린 순례자처럼
떡갈나무 아래에
눈동자가 이슬을 머금는다
조용하다 저만큼 다람쥐가 숨 죽여
그들을 바라본다
제 먹을 만큼의 열매를 떨구어 놓은
다람쥐들은 무섭다
죄책감도 없이 착취해 가는
저 부드러운 손길들
한 사발의 토토리묵이 식탁에 올려지고
머나 먼 아프리카에선 굶주린 아이들이
죽어간다고
쌉쌀한 도토리묵 맛 속에
굶어 죽은 다람쥐 일가의
비명이 가득한 줄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