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 나호열
머리 속에서 토사물이 쏟아진다
복무규정과 다리를 저는 평안한 날들이 저만큼 앞서가고
휴지통은 불만스럽게 속을 뒤집는다
정해진 바 무급휴가를 명함
오장육부와 부속품들을 따로따로 분해한 오후
아파트 공터에 나가 그네에 매달린다
시계추는 천천히 전지의 수명만큼
천천히 사십대가 왔다 가고
머리 위로는 수상한 구름 몇 점
구세주 같은 햇볕에 온몸을 말린다
덕장의 오징어처럼 천천히
내용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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