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휴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6. 18. 09:45

휴가 / 나호열

 

 

 

머리 속에서 토사물이 쏟아진다

복무규정과 다리를 저는 평안한 날들이 저만큼 앞서가고

휴지통은 불만스럽게 속을 뒤집는다

정해진 바 무급휴가를 명함

오장육부와 부속품들을 따로따로 분해한 오후

아파트 공터에 나가 그네에 매달린다

시계추는 천천히 전지의 수명만큼

천천히 사십대가 왔다 가고

머리 위로는 수상한 구름 몇 점

구세주 같은 햇볕에 온몸을 말린다

덕장의 오징어처럼 천천히

내용도 없이

 

'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0) 2013.06.23
판토마임  (0) 2013.06.20
흘러가는 것들을 위하여  (0) 2013.06.17
장미를 사랑한 이유   (0) 2013.06.15
불꽃  (0) 201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