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통조림 / 나호열 인생의 반쯤이 지나가고 있다 반환점이 없는 오르막길을 내처 달리기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통조림 빈 깡통처럼 나는 울고 있었어 그도 그랬을까 제 것을 아낌없이 다 주고 나보다 어린 나이에 인생을 마감하면서 눈을 감고 사방에서 날아오는 돌팔매를 맞고서도 아프지 ..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10.28
산사에서 산사에서 / 나호열 풍경소리에도 자그맣게 흔들리는 달빛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 년을 내내 눈 떠 있는 석불의 입술은 앞산 나무들을 흔드는 바람이 되고 싸락거리는 소리 반야심경을 읊으며 냇물로 흘러간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갈림길에서 흔들리는 그믐의 달빛 두드릴수록 허물어져 내리는 육신..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10.28
더러운 희망 더러운 희망 / 나호열 충분히 행복하였다면 누가 희망을 가지겠느냐 어제는 싸우고 오늘은 화해하며 누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세 번 뉘우치겠느냐 쳐다보기도 싫은 더러움 속에서 꾸역꾸역 쌍욕처럼 치밀어 오르는 파리떼들 더러운 생존 속에서 우리는 더러운 희망의 알을 낳는다 사납게 휘둘러..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10.24
<이사랑의 시>內省의 발현과 애이불상의 시 내성 內省의 발현과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시 - 이사랑의 시 나호열 (시인, 경희대 사회교육원 교수) 이사랑은 신예 시인이다. 그러나 그의 시력 詩歷은 길고 단단하다. 벌써 10년을 넘어서는 수주문학상은 신인과 기성을 가리지 않고 오직 작품을 통해서만 기량을 겨루는 문학상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 내가 쓴 시인론·시평 2010.10.23
<김경성의 시> 풍경으로 들어가는 독법讀法 혹은 탐미의 기록 풍경으로 들어가는 독법讀法 혹은 탐미의 기록 - 김경성의 <<와온>>에 붙여 나호열 (시인) 따스하게 눕기 김경성의 『와온 臥溫』을 읽는다. '와온'은 남도 끝자락 순천만 바닷가의 풍광이 아름다운 마을이어서 몇몇 시인들이 눈물나게 그 정경을 옮겨 놓기도 하였지만, 나는 '와온'의 뜻풀이 그.. 내가 쓴 시인론·시평 2010.10.14
조명기구 가게에서 ·7 조명기구 가게에서 ·7 / 나호열 눈을 뜨고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예고되지 않은 단전 앞에서 모든 통로는 순식간에 봉쇄되어 버린다 일요일 밤 바이올렛이 어둠에 제 빛깔을 놓아버리듯이 더듬거리며 머리를 부딪히며 사는 것이라고 속으로 번지는 아름을 그대로 놓아버린다 새롭게 돌아오는, ..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13
조명기구 가게에서 ·4 조명기구 가게에서 ·4 / 나호열 말이 없네 해거름 안에는 도착할 수 없는 나는 너를 향하여 너는 나를 향하여 외면하다 먼 곳에 초점으로 맺히고 만 엇갈림이었네 거울의 파편이 되어 세월은 모여지지 않고 육신은 거울에 갇혀 꽃불을 피우네 허망한 어둠 속으로 씨를 뿌리는 것이라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13
시작법 7강 시작법 제 7주 좋은 표현과 나쁜 표현(1) 1. 표현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 의견이나 감정 따위를 드러내어 나타냄 정신적. 주체적인 대상을 예술로써 형상화함. 형상화된 것 문학비평용어사전 : 이상섭 동양 용어는 ‘겉으로 나타냄’ 서양용어는 ‘밖으로 내어 밀음. 짜냄 문학에서의 표현은 말에 .. 시창작의 기초 학습 2010.09.11
시 속의 생활, 생활 속의 시 시 속의 생활, 생활 속의 시 나 호 열 언제부터인가 『소요문학』의 ‘시 속의 생활, 생활 속의 시’ 의 글귀가 낯익어졌다. 글쎄, 언제였던가? 강의 시간에 불쑥 던졌던 화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소요문학 자체에서 만들어낸 다짐일지도 모른다. 아무려면 어떤가! 새해를 맞이하면서 뭔가 새로운 .. 내가 쓴 시인론·시평 2010.09.11
조명기구 가게에서 ·4 조명기구 가게에서 ·4 / 나호열 말이 없네 해거름 안에는 도착할 수 없는 나는 너를 향하여 너는 나를 향하여 외면하다 먼 곳에 초점으로 맺히고 만 엇갈림이었네 거울의 파편이 되어 세월은 모여지지 않고 육신은 거울에 갇혀 꽃불을 피우네 허망한 어둠 속으로 씨를 뿌리는 것이라네 카테고리 없음 2010.09.05
조명기구 가게에서 ·10 조명기구 가게에서 ·10 / 나호열 하얗고 긴 피아니시모의 손이 내려온다 눈 뜨고 잠든 꿈의 자막을 지우고 빈 곳에는 빈만큼의 적막을 풀어 놓는다 어느 한 곳 놓치지 아니하고 탐색등처럼 달빛이 지나간 흔적 새벽 일찍이 나가보면 그 길엔 말끔히 빗자루가 지나간 흔적이 있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05
에이씨 ! 에이씨 ! 속초해경, 선저폐수 바다에 버린 A씨 검거 서구청장 예비후보자 A씨, 선거법 위반 구속 경포 해변, 몰래카메라 비상...50대 A씨 검거 .. 허위 내용 작성, 수사를 요구한 A씨 무고 혐의로 구속 탤런트 A씨, 술자리서 女후배 폭행 물의 톱스타 A씨, 사기혐의 피소! 레이지본 멤버 A씨, 한강에 투신…평..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0.09.04
조명기구 가게에서 · 2 조명기구 가게에서 · 2 / 나호열 먼 곳에서 한 사람이 편지를 읽고 있다 물방울 합쳐지듯이 영롱한 불빛들 가만히 한쪽 실끝을 잡아당기자 생명을 거슬러 오르는 단단한 씨앗이 마악 터져나오고 있었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03
가을을 향해 · 1 가을을 향해 · 1 / 나호열 삼십 촉 전등만큼 어두워지고 있다 단물이 든 빛나던 웃음 시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툭툭 떨어지는 입맛일 때 승전의 환희보다 차라리 한방울 눈물을 사랑하는 깊은 눈맞춤 종소리는 낮게 이 세상을 빠져나가고 어디에도 닿지 못했던 길들이 되돌아온다 미납으로 떨어..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02
조명기구 가게에서 ·Ⅰ 조명기구 가게에서 ·Ⅰ/ 나호열 아직 영혼이 깃들지 않은 아기의 얼굴 전구들은 반짝인다 작으면 작은대로 서로 어울리고 큰 것들은 저 홀로 당당히 뽐내기도 하면서 아직 이어지지 않은 전선의 끝에 아득히 아득히 내가 서 있다 잠재된 필라멘트의 혈관 속으로 뜨겁게 흘러드는 나의 목숨 긍휼한 하..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201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