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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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기초 학습

시작법 7강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9. 11. 17:03

시작법 제 7주 좋은 표현과 나쁜 표현(1)

 

 

1. 표현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

 

의견이나 감정 따위를 드러내어 나타냄

정신적. 주체적인 대상을 예술로써 형상화함.

형상화된 것

 

문학비평용어사전 : 이상섭

 

동양 용어는 ‘겉으로 나타냄’ 서양용어는 ‘밖으로 내어 밀음. 짜냄

문학에서의 표현은 말에 의한 나타냄을 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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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언어는 나타냄의 수단(표현의 수단)이며 동시에 표현의 구체적 실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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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불완전한 속성은 사물의 완전한 실체나 본질을 드러내는데 어려움을 갖게 한다

 

 

2. 적절한 표현의 양식

 

1) 표현은 정확하게 하라

 

<예문>

 

가령 어떤 화가가 머리에다 말의 목을 그려 붙이고 동체 (胴體)부분은 다채로운

깃털로 장식하는 등 온갖 동물에서 그 지체를 빌어온 결과, 위쪽은 아름다운 여인

이나 맨 아래쪽은 보기 흉한 잿빛 물고기가 되어버린 괴상한 그림을 그려 놓고 그

대들을 그의 화실로 불렀다고 한다면, 친구들이여, 그대들은 과연 이 그림을 보고

폭소를 금할 수 있을까요?

 

호라티우스

 

시는 정확하기가 수학과도 같다. 시인은 꿈꾸지 않으며 계산한다 - 장 콕토

 

 

2) 표현은 구체적으로 하라

 

시적 대상을 우리들의 오관을 통하여 감지할 수 았도록 묘사하거나 암시하는 것이다

구체적 표현을 상실하게 되면 시의 세계는 막연하고 모호해서 의미 형성이 되지 않는다

 

보고, 생각하고, 발견하고, 느낀 것들에 대한 주관적인 감동을 언어로 가시화해서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다

 

<예문>

 

그런데 시를 한 언어조직으로 짜내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우리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내가 실감한 대로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상상시킬까?’ 하는 것이다.

상상을 시키지 않고서는 우리가 실감한 어떤 시의 감동도 독자에게 전할 길이 없다. 시인이 가령 어떤 의젓한 남자를 보고 감동했다고 하자. 그 의젓함으로 ‘기가 막히게 세계 제일로 씩씩하고 늠름하고, 엄숙하고, 무어라 말할 수 없이...어쩌고 추상적으로만 설명해 봤자, 독자는 ’어떻게‘생겼는가를 상상할 수는 도저히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령 구약성경에서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의젓하고 씩씩한 남자의 코를 표현하길, ’다마스커스로 향한 레바논의 수루 戍樓와 같이...‘ 라고 쓴다면 ’아, 그래 적의 땅 다마스커스를 향해서 용감히 오똑 솟아 있는 레바논의 수루같이 용감한 느낌을 주는 오똑 솟은 코로구나 ‘하고 그 느낌을 주니, 어떤 모양임을 능히 상상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시는 늘 독자에게 작자의 실감을 상상시킬 수 있는- ‘어떻게 생겼는가? ’ 하는 궁금증에 대답하는 구체적인 영상들의 조작을 알맹이로 해서밖에 쓸 수가 없지만, 추상은 언제나 구상적인 영상의 조직을 보족하는 것들로만 쓰여져야 한다. 추상이란 원래가 어디에서나 구상을 보족하기 위해서 쓰여져 온 것이다. 시에 있어서도 그 임무는 역시 마찬가지이다.

추상관념을 주로 해서 시라고 써내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끔 보지만, 이것은 나무 없는 그늘을 말하려는 어리석음에 해당하는 것이다.

 

 

*언어의 구분

 

1. 구상어 : 형체를 갖춘 구체적 사물을 나타냄

2. 추상어 : 추상적 개념을 나타냄

 

1. 일반어 : 구체적 의미를 모구 개괄함

2. 특수어 : 개별적이고 한정적인 특성을 살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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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어와 일반어보다도 구상어와 특수어들이 구체적 표현에 적합하다(정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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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적 기능과 미적 기능을 살려주는 개념적 의미, 지시적 의미, 감정적 의미, 연상적 의미

주제적 의미 등을 잘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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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와 시적 진술

 

1. 묘사

 

시적 대상을 그림 그리듯 감각적이고 인상적이게 표현하는 방법

이미지를 형성하여 감각을 자극하면서 시 표현의 구체적을 갖게 한다.

회화적 기법

2. 시적 진술

 

객관적 설명처럼 자세히 벌려서 말하는 언술 형식으로 설명과는 다르다

외형상 드러난 모양은 ‘독백’이고 이 독백은 의미있는 깨달음을 바닥에 깔고 있는

정서적 호소력이 있는 큰 표현

청각을 통한 설득

 

3) 표현은 쉽고 순수하게 하라

 

사고와 언어를 다루는 기술의 원숙함에서 쉬운 표현이 나온다

난해성을 회피하고 애매성을 강조하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절실함을 배워라(시는 폐부에서 나온다)

 

4)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표현을 구사하라

 

시인은 완전히 공식화되지 않은 말을 그 자리에 놓을 수 있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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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자콥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표현이란 언어에 의한 기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인의 통찰과 성숙한 사고에서 나온다

 

  시작법 제 7주 좋은 표현과 나쁜 표현(2)

 

1. 좋지 못한 표현의 유형들

 

1) 추상적 표현

2) 감상적 표현

3) 상투적.정서적 표현

4) 기계적. 피상적 표현

5) 철학적. 현학적 표현

 

1) 추상적 표현 : 구체성을 상실한 표현

 

<예문 시>

 

겨울잠을 깨며

 

여정에 지친 영혼은

상처난 어깨죽지의 쓰라림

한 가닥 빛바랜 그리움까지도

긴 어둠의 터널 속으로

까맣게 묻어버리고 싶다

 

소리 없는 그리움은

메아리 되어 산골짜기를 울리고

가물거리는 환상은

굽이치는 산등성이를 넘나드는데

갯바위에 홀로 서 있는 청송의 아픔

쇠잔한 넋

혼신의 힘을 다해 부둥켜안고

그대로 겨울잠 속에 뉘이고 싶으니

그대를 그리워하는 나를

버리고 싶지 않아

뜬 눈으로 봄밤을 밝힐 뿐

 

2) 감상적 표현 : 개인의 푸념이나 넋두리

 

<예문 시>

 

 

독백

 

또 하루를 살았다 무엇을 위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하루를 살았다

이젠 체념할 만도 할텐데 그럴 수 없는 건 이 썩어빠진 사회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집착ㅂ만으론 한계가 있기 마련이던가 이젠 정말 지쳐버렸다

또 얼마나 많은 날을 길고도 우울하게 보내며 기다려야 할지 모를 일이지 않은가

어쩌면 시작부터 모든 게 잘못된 것일지라도...

지금껏 마냥 기다리며 살아온 지리멸렬한 숱한 날들을 뒤로 하고

이젠 정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

마침내 그 때가 온 것이다 그러나, 또 하루를 살았다

무엇을 위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또 하루를 살고 말았다

이런 삶도 과년 아름다운가

 

3) 상투적. 정서적 표현 : 장식적인 언어의 폐해

 

< 예문 시>1

 

가을 바다

 

곱게 빻아진 햇살은

만삭의 부푼 바다 속을

아련히 기억하며

다시, 가을 손님으로 찾아간 나를 맞아준다

 

쏴아악 쏴악 싹

파도 소리로는 지울 수 없는

뜨거운 여름날의 흔적을

누군가 의미없이 모래 위에 그려놓은

동그라미 안으로 모아본다

 

고인 기억은 타는 듯 마는 듯

가을로 옮겨 붙어 불꽃같은 바람이

내 마음을 두드려 세우겠지만

드문 인적에도

묵묵히 흰 포말 일으키는 바다는

게워낸 것을 나에게 주며

나 그렇게 그렇게 너를 담아

넉넉히 살고 싶다 외치라 한다

 

 

 

<예문 시> 2

 

고통을 통과 하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

오늘 밤에도 강물 잔잔히 굽어 흐르고

별들은 머나 먼 星河로 가 반짝인다

 

이시영 시 < 시월>

 

4) 기계적. 피상적 표현 : 형식적인 관찰. 피상적 묘사

5) 철학적. 현학적 표현

 

* 철학적 표현

대상에 대한 구체적 통찰을 통해 세계나 인생에 대한 어떤 의미를 발

견해 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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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상념을 통해 깨달은 척 , 아는 척 하는 것은 추상적이기 쉽다

< 예문 시> 1

 

팥죽에 대하여

 

혼자서

팥죽을 먹는다

미국 사는 딸이 왔다고 때 아닌 팥죽을

내밀던 주인 할머니

멀건 팥죽을 넘기는데

갑자기 울컹하며 생각나는 것

먹고 사는 일이 다 뭔가

자주, 나에게 던지는 낡고 지친 질문

굶주림이란 말이 없었대도

가난의 주인은 있는 법

배고프면 배고플수록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

작은 신발에 발을 집어넣듯

팥죽을 채워 넣는다

점차 내 입에서 멀어져가는

가난도 배부름도 모르는

팥죽알 덩어리

꾸룩꾸룩 뱃속의 비상 경보음을 들으며

오늘도 나는

괜히 구차해진 마음으로

무언가를 처먹는다

 

<예문 시> 2

 

때 아니게 눈이 내리고

아무 대책 없이 나섰다가

눈을 맞았다

초봄 나무는 아직 옷을 입지 못해

하늘이 훤히 올려다 보이는데

그 나무 아래서 눈을 맞았다

내 마음에 심은 나무 한 그루도

아직 옷을 입지 못했음을

거기서 알았다

그것으로 끝이라면 인생은 재미없지

때 아닌 눈처럼

때맞춰 물이 오르고

무성한 잎이 보란 듯이

세계를 바꿔 놓겠지

나는 그것을

나무 아래서 눈을 맞으며

알았다

 

고운기 시 < 나무 아래서 눈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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