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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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조명기구 가게에서 ·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9. 1. 23:06

조명기구 가게에서 ·Ⅰ/ 나호열

 

 

아직 영혼이 깃들지 않은 아기의 얼굴
전구들은 반짝인다
작으면 작은대로 서로 어울리고
큰 것들은 저 홀로 당당히 뽐내기도 하면서

아직 이어지지 않은
전선의 끝에
아득히

아득히
내가 서 있다

잠재된 필라멘트의 혈관 속으로
뜨겁게 흘러드는 나의 목숨
긍휼한 하나님의 뜻대로 흔들리는
뭇별과도 같이

누구인가
스위치를 내리고
스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저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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