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길동무 배성희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북한산 자락의 대동문에 등산객들의 움직이는 창밖 풍경이 보일 때면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종종 산행에 나서곤 했다.어릴 적엔 산은 내게 생소한 단어였지만 중년의 문턱에서 연인을 그리워하듯 늘 허기진 모습으로 산을 사모하는 여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늘 정장만을 고집하고 주름 진 옷이나 땀에 젖은 옷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깔끔했던나였다. 첫 산행할 때 입었던 헐렁한 등산복은 무거웠던 삶의 짐을 벗어 놓은 듯 편안하고 좋았다. 사춘기 소녀처럼 폴짝폴짝 뛰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느긋한 산 여인이 되게 했다.사람에게 깊은 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연을 동경하는 나의 사고思考는 아마도 어릴 적 학교 사택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