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東 松林 / 나호열
그 때에도
섬진강은 낮은 목소리로 바다를 향해
걸음을 늦추고 있었을 것이다.
어린 소나무들을 허허벌판에 심으며
몇 백년이 흘러야 울울한 숲이 되겠는지
그저 푸른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을 사람들
머물지 못하는 목숨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어찌 어제 오늘의 일이랴
아이스크림 장사가 지나가고
멀리서 하동 송림 구경나온
눈 먼 사내가 두드리는 지팡이 소리에
성급히 물 속으로 몸 감추는 길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가 뒤섞인 재첩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동안에도
쉬임없이 몸을 곧추 세우는
소나무의 외침이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