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 나호열
물비린내가 난다. 거기 누구? 잠시 멀어졌다가 이내 돌아오는 풀 냄새, 무엇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머물겠다고 뿌리내리려는 생이 꿈틀거리며 울고 있다는 것이다. 더듬거리는 손에 정적이 잡혔다가 저만치 안개로 달아나 버리고 훅, 흐느낌처럼 물비린내가 난다. 살아, 꿈틀거리는 살냄새, 그물을 뚫고 나오는 비릿한 달빛, 멀리 돌아와 가 닿은 포근한 가슴에 등으로 달아 두고 벙그는 꽃잎의 마음을 읽는다. 짧은 생을 마감하는 고추잠자리의 꿈을 지웠다가 다시 허문다.
'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카테고리의 다른 글
河東 松林 (0) | 2013.05.14 |
---|---|
오늘의 운세 (0) | 2013.05.13 |
나는 물었다 (0) | 2013.05.09 |
울진 적송 (0) | 2013.05.07 |
다시 시월을 추억함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