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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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강가에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5. 10. 21:42

강가에서 / 나호열

 

 물비린내가 난다. 거기 누구? 잠시 멀어졌다가 이내 돌아오는 풀 냄새, 무엇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머물겠다고 뿌리내리려는 생이 꿈틀거리며 울고 있다는 것이다. 더듬거리는 손에 정적이 잡혔다가 저만치 안개로 달아나 버리고 훅, 흐느낌처럼 물비린내가 난다. 살아, 꿈틀거리는 살냄새, 그물을 뚫고 나오는 비릿한 달빛, 멀리 돌아와 가 닿은 포근한 가슴에 등으로 달아 두고 벙그는 꽃잎의 마음을 읽는다. 짧은 생을 마감하는 고추잠자리의 꿈을 지웠다가 다시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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