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부끄러움 시 쓰는 부끄러움 이 생 진 솔직한 말인데 뉴스 시간마다 텔레비전 앞에서 죽어가는 바다를 보고 있기가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고속버스를 타고 만리포로 달려갔죠. 만리포에 도착하자 퍼붓던 비가 멈춰 다행이다 했더니 바람이 심하게 불어 모래밭에 서 있기가 어려웠습니다. 비틀거리며 ..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07.12.14
[스크랩] `시는 새로운 것 혹은 혁명적``이물감·본능` 거침없이 대화 '시는 새로운 것 혹은 혁명적''이물감·본능' 거침없이 대화 김이듬 '현실은 결코 착하지 않아, 사기치기 싫어' 젊은 시인 셋이 만났다.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21세기 우리 시의 미래-젊은 시인 49인 자선 대표작'이 매개가 됐다. 등단한 지 10년이 채 안되면서 시집 한 권 이상 낸 촉망받는 한국의 젊은 시..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07.12.14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 송수권 시인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山門에 기대어」 외 4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으며, 시집 『山門에 기대어』(문학사상사), 『꿈꾸는 섬』(문학과 지성사), 『아도(啞陶)』(창작과 비평사),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 시창작 도움자료 2007.12.11
시인으로 세상을 건너다 시인으로 세상을 건너다 - 영감이 찾아와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얻기 위해서 시를 쓴다 나호열 ( 시인) 1. 12월이다. 지금 내 얼굴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것은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북풍이다. 예전 같으면 잽싸게 창틈을 테이프나 창호지로 막아 버렸을텐데 올해에는 왠지 그럴 마음이 들어서.. 혼자 중얼거리다 2007.12.10
세상의 중심 세상의 중심 가까운 듯 멀고 먼 듯 가까운 이승과 저승의 어디쯤에 나는 서 있는 것이다 소요의 산 어디쯤에 뉘엿뉘엿 자리잡은 비탈진 나무들 햇살이 꽂히는 곳이면 어디든 세상의 중심인 것을 나는 성급히 직선을 꿈꾸었다 아니면 너무 멀리 에둘러 돌아 왔다 이빨 빠진 늙은 꽃들 웃는다 중심을 향..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2.07
안개의 바다 안개의 바다 밤이 그토록 깊었던 까닭을 길을 잡고 나서야 알 것 같았다 출렁거렸고 아득한 멀미에 잠 이루지 못했던 꽃봉오리의 개화를 문득 깨닫게 되었다 덕산에서 면천, 면천에서 당진으로 가는 길 꽃 향기가 빛을 내고 그 빛이 바다를 이루고 섬처럼 마을이 옆구리를 스쳐지나가고 몇 번인가 길..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1.27
숲으로 가다가 늪을 만나다 숲으로 가다가 늪을 만나다 나 호 열 나의 십대는 우울이었고 이십대는 절망이었다. 실체를 모르는 우울은 절망이었고, 원인이 불분명한 절망은 우울이었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이나 시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우울의 절망과 절망의 우울과 화해하는 길을 문학에서 찾았다면 누가 믿을까?. 누.. 혼자 중얼거리다 2007.11.26
첫 눈 첫 눈 언제였던가 이렇게 하염없이 울어본 적이 있었던가 한 생애에 기대어 소멸되어가는 발자국을 찍어대던 쓸데없는 편지는 또 몇 장 이었던가 기억의 상자 속에 가만히 손을 넣어보니 주름으로 잡히는 얼룩 서늘하게 가벼운데 그 말은 잊혀지지 않는다 아직도 정수리 높은 가지 위에서 날지 않는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1.20
우리는 어디에서 온 별이었을까 우리는 어디에서 온 별이었을까 - 이성호 군과 배지희 양의 화혼에 부쳐 나 호 열 (시인) 이 세상에서 잠깐 마주치기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멀리서 달려 왔을까 십 년도 잠깐이고 백년도 잠깐인데 사랑하는 일도 얼마나 벅찬 일인가 지금부터 우리는 서로의 하늘이 되는거야 늘 고개를 들어 우러르는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1.13
느리게 느리게 우체국은 산 속 저물녘에 있다 이 가을에 나는 남루한 한 통의 편지 산길 초입 그리고 저물녘에서 느릿느릿 우체국을 찾아간다 블랙홀처럼 어둠은 황홀하다 문득 아찔한 절벽 위에 몸을 가눌 때 바위에 온 몸을 부딪치고 으깨어지면서 물은 맑고 깊어지는 흩날리는 꽃잎이다 바람은 또 이렇게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1.12
묵념 묵념 이제 막 나뭇잎들을 떨구어내는 나무 아래서 담배를 입에 문다 오전에는 논리를 가르치고 점심 먹고 예를 가르쳤다 저 나무 적당히 몸을 휘고 바람은 발자국 남김없이 저만큼 간다 발밑에 금새 수북한 낙엽들 논리와 예를 비웃는다 다 같이 묵념!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11.01
보름달 보름달 보름달이 가고 있어요 둥글어서 동그라미가 굴러가는 듯 한 줄기 직선이 남아 있어요 물 한 방울 적시지 않고 강을 건너고 울울한 숲의 나뭇가지들을 흔들지 않아 새들은 깊은 잠을 깨지 않아요 빛나면서도 뜨겁지 않아요 천 만개의 국화 송이가 일시에 피어오르면 그 향기가 저렇게 빛날까요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09.26
꽃들은 달린다 꽃들은 달린다 사람의 몸으로 천사가 될 수는 없겠지만 하루의 몇 시간쯤 천사가 될 수는 있는 일 꿈이 깨지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아예 꿈을 꾸지 않는 일 두 평이 되지 않는 일터에서 꽃들은 달린다 운전석 옆 유리창 앞에 손톱 만한 장미꽃이 뒷 좌석 담벼락 틈새 같은 사이에는 백일홍이 내리고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09.07
흥국사에 가다 흥국사에 가다 일주문 지나 대웅보전 앞에 서도 아귀의 세상은 여전히 가깝고 새벽 도량석은 당고개를 넘지 못하고 저녁 예불 범종의 울림은 별내를 지나지 못한다 세간의 아우성 떠나는 자와 사라지는 자의 부질없는 발걸음 깨어날 시간과 잠들 시간을 분간하지 못하니 흥국사에 가도 흥국사를 만나..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08.30
풍경 풍경 깊은 산중 홀로 숨어 들어와 가슴으로 우는 사람들처럼 지천에 깔린 꽃들은 한결같이 바람을 가득 담고 있다 휘적휘적 앞에 가는 김남표 씨 배추농사를 짓다가 작파한 땅에 온갖 씨앗을 흩뿌렸다지 힘들게 고개 들어 보니 고산준령, 숨 헐떡이는 하늘이 가까워서 좋은데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길다..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7.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