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사에 가다
일주문 지나
대웅보전 앞에 서도
아귀의 세상은 여전히 가깝고
새벽 도량석은 당고개를 넘지 못하고
저녁 예불 범종의 울림은 별내를 지나지 못한다
세간의 아우성
떠나는 자와 사라지는 자의
부질없는 발걸음
깨어날 시간과
잠들 시간을 분간하지 못하니
흥국사에 가도
흥국사를 만나지 못하는구나
오래 떠돌다 돌아온 탕아를
늙은 어미 야윈 품으로 안듯
水落 위에 뜬 보름달이여
영산전 안 뜨락에 만발한
저 그림자를
누가 지우려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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