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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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214

宰相이란 무엇인가?

조선 재상 열전 1 宰相이란 무엇인가? 글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 교장 ⊙ “재상이란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여 음양을 다스리고… 안으로 백성들이 서로 친목하게 하고, 경대부로 하여금 각자 그 맡은 자리에서 충실하게 일하게 하는 자”(진평) ⊙ 재상은 청절한 절의와 법치에 대한 확고한 의식 그리고 큰 계책을 정할 줄 아는 술가의 면모를 고루 갖춰야 ⊙ 조준(趙浚), 황희(黃喜), 신숙주(申叔舟), 이준경(李浚慶) 등이 國體에 이른 최상급 재상 ⊙ “마음대로 자기 뜻에 맞는다고 사람을 쓰게 되면 반드시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소순) 이한우 1961년생.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 同 대학원 철학과 석사,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 과정 수료 / 前 《조선일보》 문화부장, 단국대 인문아카데미 주임교수 역임 조선..

백수 韓信과 ‘가붕개’의 세상

[유석재의 돌발史전] 백수 韓信과 ‘가붕개’의 세상 유석재 기자 입력 2023.04.14. 00:00업데이트 2023.04.14. 12:40 유석재의 돌발史전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194 고우영(1938~2005) 화백의 만화 '초한지'에 등장하는 한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30년 전만 해도 경주나 해운대로 수학여행을 가면 기념품을 파는 아주머니들과 여러 번 마주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온갖 시(詩)를 조잡하게 적어놓은 열쇠고리나 책받침 같은 것이 매달려 있었죠. 그런데 그 ‘시’ 중에는 유독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의 이런 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퇴직하면 뭘 하지?” 80대 선배들이 알려준 지금 해야 할 3가지

“퇴직하면 뭘 하지?” 80대 선배들이 알려준 지금 해야 할 3가지 [행복한 노후 탐구] 은퇴 3대 불안은 건강·통장·고독 인생 대선배들의 금쪽 해결법 이경은 기자 입력 2023.03.27. 14:03업데이트 2023.03.27. 16:05 “퇴직하면 뭘 하면서 살아야 할까?” 아무리 유능하고 성실한 직장인이라도 언젠가는 마주쳐야 하는 정년. 약간의 시간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때가 닥친다. 불안하고 막막한 퇴직 이후의 삶,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나보다 앞서 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조언이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80대 선배들이 “퇴직하고 나서 이걸 하길 참 잘했다, 시간을 되돌려도 이것만은 꼭 하겠다”고 추천하는 건 무엇일까?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가 이달..

시비 거는 노인, 백안시하는 청춘…세대갈등 최전선 된 지하철 1호선

[민주화·산업화의 상징 58년 개띠] 시비 거는 노인, 백안시하는 청춘…세대갈등 최전선 된 지하철 1호선 중앙선데이 입력 2023.02.18 01:15 업데이트 2023.02.18 01:4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윤혜인 기자 원동욱 기자 SPECIAL REPORT 지난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노인들이 개찰구를 향해 걷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 무임수송에 대한 기획재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대중교통 요금 인상 폭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연초부터 지하철 무임승차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지하철 이용 요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노인을 대상으로 처음 ..

“암 이대로 놔둡시다” 이어령 웰다잉 택한 그날

“암 이대로 놔둡시다” 이어령 웰다잉 택한 그날 중앙일보 입력 2023.02.24 00:24 최철주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최철주의 독거노남 지난해 2월 26일 별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그는 항암치료 대신 웰다잉을 택했다. [중앙포토] 2017년 6월의 세 번째 월요일 저녁.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 들어섰을 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하 존칭 생략)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도착한 J박사와 이야기 중이었는데 분위기가 어두웠다. 이어령은 한 달 전 서울 평창동 그의 사무실에서 마주 앉은 내게 이런 부탁을 했다. “속 시원하게 설명해 줄 만한 좋은 의사 없을까요. 내가 암 투병 중이오.” 신문사 퇴직 후 이곳저곳에서 웰다잉 강의를 하러 다니던 중 나는 그가 앓고 있다는 소문을 전해들은 적이..

"누가 오나요?"는 오해...무연고 사망 장례식, 붐비는 이유

"누가 오나요?"는 오해...무연고 사망 장례식, 붐비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12.29 00:01 업데이트 2022.12.29 08:34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민석나눔과나눔 팀장 나는 고발한다. J’Accuse…!구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고인의 이름 앞에 ‘무연고 사망자’라는 수식이 붙는 순간 사람들은 그의 삶이 외롭고 쓸쓸했다고 오해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식이 내포하는 뜻이 ‘아무런 연고가 없음’이니까. 이 단어는 매우 직관적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고인의 삶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그를 대표하게 된다. 개인의 역사를 지우고, 혼자로 만들어버린다.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를 통해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지원하..

유대인의 경전 토라와 탈무드

오피니언전문가칼럼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 [53] ‘하지말라’가 365개, ‘하라’가 248개… 십계명을 삶에 확장하다 유대인의 경전 토라와 탈무드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 입력 2023.01.31 00:20 히브리 성경 도입부 처음 다섯 권인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는 모세가 저술했다는 전승에 따라 ‘모세오경’이라 하며, 유대인들은 토라라 부른다. 유대인에게 토라 공부는 가장 중요한 종교 행위이자 평생 공부해야 할 거룩한 대상이다. 지난 2014년 8월 랍비 아브라함 이삭 쿡(1865~1935)의 예루살렘 생가에서 열린 토라 헌정식에서 참석자들이 두루마리에 적힌 토라의 구절을 보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레우벤 리블린 당시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 유대 민족..

서울의 최대 경쟁력은 산과 강, 무위자연을 품다

서울의 최대 경쟁력은 산과 강, 무위자연을 품다 중앙일보 입력 2023.01.20 00:40 업데이트 2023.01.20 07:2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매력도시 한양 김정탁 노장사상가 우리나라 행정지명에는 산천과 관련한 게 많다. 이런 식 이름짓기는 다른 나라에 없는 드문 일이다. 산(山)과 관련해선 부산, 울산, 군산, 익산, 안산, 괴산, 아산, 예산, 논산, 경산, 양산이 있다. 하천(川)과 관련해선 인천, 춘천, 부천, 동두천, 이천, 포천, 화천, 제천, 진천, 서천, 옥천, 영천, 합천, 사천이 있다. 들판(原)과 관련해선 수원, 철원, 창원, 남원이 있고, 땅의 평평함(平)과 관련해선 가평, 양평, 증평이 있다. 이처럼 전국에 산과 강과 들이 널려 있어 한국인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

"예수는 언제 행복했을까…묻지 않는 신앙은 위험합니다"

"예수는 언제 행복했을까…묻지 않는 신앙은 위험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3.01.12 00:46 지면보기 백성호의 현문우답구독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9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최원영(68) 작가를 만났다. 그는 2년 전 『예수의 할아버지』라는 장편 소설을 내놓으며 화제가 됐다. 신학계에서 치열하게 오갔던 논쟁을 소설을 통해 대중에게 과감하게 제시했다. 당시 소설가 김훈은 추천사에서 “하느님과 교회를 교리로부터 해방시켜서 현세의 생활 속에서 살아 있게 한다”고 평할 정도였다. 최근 최 작가가 두 번째 소설 『예수님의 폭소』(좋은땅)를 내놓았다. ‘예수’와 ‘폭소’를 합한 제목. ‘예수의 할아버지’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제목이다. 이유부터 물었다. 최원영 작가는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우는 대목은 나오는..

‘홍길동전’ 허균 집안의 비극

신분제 조롱한 붓끝, 끝내 못다 핀 ‘하늘이 내린 괴물’ 중앙일보 입력 2023.01.06 01:07 업데이트 2023.01.06 08:45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홍길동전’ 허균 집안의 비극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나와 내 누이의 글을 챙겨 훗날을 도모해다오!” 역적 누명을 쓰고 형장으로 가는 허균(1569~1618)이 딸과 사위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다. 허균은 역사에 다시 없는 ‘괴물’로 목이 잘리고 몸이 찢어진 주검이 되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을 딸에게 못다 한 꿈을 맡겼다. 아비가 역모 죄인이라 하더라도 시집간 딸의 경우는 목숨까지 내놓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이니만큼 그 죽음 또한 혁명과 반역을 넘나들며 소설 같은 여운을 남겼다..

준비 없이 장수하면 형벌, 감사 마음 갖고 ‘소식다동’ 해야

준비 없이 장수하면 형벌, 감사 마음 갖고 ‘소식다동’ 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12.31 00:01 업데이트 2022.12.31 00:05 정영재 기자 [지혜를 찾아서] ‘국민 정신건강 주치의’ 이시형 박사 서울 강남구 세로토닌문화 연구실에서 만난 이시형 박사는 “요즘도 시간을 쪼개 써야 할 만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박종근 기자 “중학생 때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어요. 우연히 이시형 박사님이 쓴 『배짱으로 삽시다』를 읽고 마음을 바꿨죠. 제 생명의 은인이신 박사님께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주세요.” ‘국민 정신건강 주치의’ 이시형 박사를 만나러 간다고 하자 지인이 이런 부탁을 했다. 지인은 강남에서 건실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시형 박사는 대한민국을..

‘양평아트로드’

[아무튼, 주말] 江에서 영감, 山에서 표정 읽어 탄생한 예술… ‘양평아트로드’를 아세요? 크리스마스에 가볼 만한 양평 ‘강상강하 아트페어’ 이혜운 기자 입력 2022.12.24 03:00 0 경기 양평군 강하면 복합문화공간 카포레 1층에 전시된 김경민 작가의 작품./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투명하게 얼어버린 남한강 수면 위로 흰 눈이 소복이 쌓였다. 그 뒤로 눈 덮인 매봉산이 보인다. 설산(雪山)과 설강(雪江)의 조화.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이다. ‘뽀드득 뽀드득’. 강변에 자리한 ‘강하예술공원’을 걷는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에 처음 발자국을 내는 기분이 설렌다. 그런데 왜 예술공원일까. 대로 위로 올라가니 답이 나온다.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267에 위치한 투박한 주황색 건물인 ‘기흥성 뮤지엄’ 앞 ..

최백호 “청춘이 아름답다지만, 나는 일흔의 내가 좋아요”

최백호 “청춘이 아름답다지만, 나는 일흔의 내가 좋아요” 새 앨범 ‘찰나’ 펴낸 가수 최백호 인터뷰 윤수정 기자 입력 2022.12.08 03:00 5일 저녁, 가수 최백호(72)의 서울 여의도 원룸 아파트 작업실. 거실 책상에는 자신이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최원봉 전 국회의원)의 사진과 최백호가 그 사진을 보고 직접 그린 아버지 초상화가 놓여 있었다. 그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버지가 내겐 늘 신화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학창 시절 아버지에 대한 풍문을 많이 듣고 자랐죠. 어딘가 살아서 숨은 채로 날 지켜보는 것만 같았어요. 내겐 든든했고, 자존심이었고, 자존감이었죠.” 5일 서울 여의도의 원룸 아파트 작업실에서 만난 가수 최백호. 작업실 방 안은 그의 '인생..

이해란 무엇인가

공감하라→분석·종합하라→경우의 수를 상상하라 중앙일보 입력 2022.12.08 00:40 업데이트 2022.12.08 01:3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이해란 무엇인가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많은 경우, 이해란 공감을 뜻한다. 그러기에 “난 널 이해해”란 말은 위로가 된다.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해서 외롭던 처지라고 해보자. 누군가 저 말을 해주면, 협착 상태에 있던 자아는 활짝 기지개를 켠다. 나는 나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었구나. 다른 사람 속에도 내가 있구나. 이처럼 이해란 타인과 내가 잠시나마 하나 되는 체험이다. “난 널 이해해.” 혹은 “난 널 알아.” 이 말은 상처도 된다. 날 이해한다는 타인의 말이 나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선언일 때, 나는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 수 있다..

울진 월송정과 무신 박원종

“재화는 행실을 그르치나니…” 조선조 ‘금수저’의 최후 중앙일보 입력 2022.11.25 00:36 지면보기 울진 월송정과 무신 박원종 김정탁 노장사상가 조선에서 가장 팔자 좋은 삶을 산 사람은 누구일까. 세속적 기준에서 보면 성종과 연산군 시대를 거쳐 중종 시대를 살다간 박원종(朴元宗)에 필적할만한 사람은 없다. 그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부와 권력이 그의 곁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삶을 누리고 갔다. 박원종은 성희안·유순정과 함께 중종반정을 일으킨 세 대장으로 유명하다. 반정 당시 무력을 책임졌기에 공신 중에서도 으뜸을 차지했는데 그때 나이 39살이었다. 그리고 세 대장 중에 가장 먼저 정승에 올라 우의정이 됐고, 곧이어 좌의정으로 승진했다. 42살에는 영의정에 올랐는데 병조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