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말을 하자면' 입력2024.01.01 04:30110 소설 당선자 김영은 캘리그라피 백연수 우리 모두 형우다. 나는 피켓 문구를 바라보았다. 검정 바탕에 흰 글씨로 쓰인 문구가 단단하게 느껴졌다. 그 아래에는 정의연대연합 마크가 찍혀있었다. 너는 목이 말랐던지 음료를 단숨에 마셨다. “자기소개서는 잘 쓰고 있어?” 나의 물음에 너는 그럭저럭이라고 대답했다. 너는 경쟁률이 높기로 소문난 H신문사에 입사 준비 중이었다. 경기도 본서 생활하는 너는 가끔 나의 자취방에 놀러오기도 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뜸해졌다. 나는 네 소식을 SNS로 자주 접했다. 매번 피드에 올라오는 네 글에선 너의 말투가 그대로 느껴졌다. 단호하고 직설적인 말투. 물론 일상적인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