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1/19 6

훌쩍 다가온 겨울 초입까지 수굿이 머무른 가을의 흔적들

[나무편지] 훌쩍 다가온 겨울 초입까지 수굿이 머무른 가을의 흔적들  ★ 1,260번째 《나무편지》 ★   ‘가을이 깊어졌다’고 쓰기에는 날짜가 좀 지났고, ‘겨울이 다가왔다’고 쓰기에는 날씨가 그리 춥지 않은 주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말 지나자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제 추워질 모양입니다. 주 중반에 들면 낮 기온이 조금 오른다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지난 주처럼 20도까지 오르지는 않겠지요. 이제 달력을 봐도 십일월 하순에 접어드니 추워질 일만 남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여름이 견디기 힘들 만큼 무더웠던 만큼 이 겨울은 여느 겨울보다 추울 것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즈음의 날씨를 어느 하나도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주말 붉게 물든 천리포 바닷가 숲의 나무들을 만났습니..

만항재

중앙선데이입력 2024.11.16 00:01만항재황동규하늘 한가운데가 깊어져대낮에도 은하(銀河)가 강물처럼 흐르는만항재 늦가을저 밑 침엽수림들이 물속처럼 어두워지는 것을 보며바람에 손을 씻었다.은하 가운데 머뭇대던 구름 한 장 씻은 듯 사라지고열 받은 차가 하나 서 있다얼마나 높은 데 길들이면자신의 신열(身熱) 들키지 않고삶의 고비들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꽃의 고요』 (문학과지성사 2006)기후와 환경의 영향으로 나무가 살지 못하는 곳, 이 시작점을 사람들은 수목한계선이라 부릅니다. 위도가 높아 추운 극지방, 고온과 낮은 습도의 사막, 혹은 고도가 높은 산악지대 등에 이 수목한계선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수목한계선이라 하더라도 전혀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의 나무들은 스스로 키를 낮추..

공부할 시 2024.11.19

[68] 아날로그 민주주의의 미래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68] 아날로그 민주주의의 미래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입력 2024.11.18. 23:52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민주주의’라는 대담한 실험이 시도된다. 왜 민주주의가 ‘대담한’ 실험이었다는 걸까?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따르지만, 동시에 다른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만 생존이 가능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서로 역설적인 두 가지 본능을 가진 인간에게 민주주의는 너무나도 어려운 방식이라는 말이다.소수의 친척들로만 구성된 원시시대 공동체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됐을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과 협업할수록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류는 치명적인 문제를 하나 발견한다. 모두의 노력을 통해 얻은 공동체의 혜택은 어떻게 나눠야 할까?신석기시대 농사와 정착을..

김대식의 과학 2024.11.19

‘아내 패고 버린 우산 아깝다’ 시인 스스로 고백한 죄와 벌 [백년의 사랑]

‘아내 패고 버린 우산 아깝다’ 시인 스스로 고백한 죄와 벌 [백년의 사랑]카드 발행 일시2024.06.28에디터이경희김수영 시인의 아내, 김현경 여사가 들려주는 ‘백년의 사랑’(4)지난 이야기김수영(1921~68)이 첫사랑에게 버림받고 방황하던 1942년 일본 유학 시절, 김수영과 동숙하던 이종구가 ‘사랑하는 조카딸’이라며 예뻐하던 여섯 살 아래 김현경을 소개한다. 김현경은 이종구와 김수영을 모두 ‘아저씨’라 부르며 문학을 논한다.김현경은 첫사랑 배인철 시인을 총격으로 잃고 신문에 실리며 구설에 오른다. 김수영 시인은 고립된 김현경을 가장 먼저 찾아와 “문학 하자”고 말한다. 문학이 사랑이자 구원이었던 둘은 관습을 뛰어넘어 동거하고, 결혼한다. 임신한 김현경을 두고 의용군으로 끌려간 김수영은 가까스로 ..

카테고리 없음 2024.11.19

탑이라는 사람-선림원지 3층 석탑

탑이라는 사람 -선림원지 3층 석탑   해서는 안 될 말들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말들을강심을 알 수 없는 마음에 던져놓기 수 백 년그 말들이 굳고 단단해져허물 벗듯 육탈肉脫하기또 수 백 년바람이 마름질하고달빛이 갈아낸 말들은폐허의 정적에 우뚝 서 있다이제는 무너질 일만 남은 고독한 사내 심장의 박동이 묵정밭에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