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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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서울에 첫 '아파트'… 지금은 10명 중 6명이 살죠아파트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1930년대 서울에 첫 '아파트'… 지금은 10명 중 6명이 살죠아파트유석재 기자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4.10.31. 00:30                            최근 ‘아파트’라는 노래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로제(왼쪽)와 브루노 마스. /인스타그램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빌보드 ‘핫100′ 8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이와 함께 42년 전에 나온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한국에서 ‘아파트’는 공동 주택인 아파트먼트(apartment)를 줄여 부르는 말인데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5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

문화평론 2024.10.31

강천산

순창 강천산 물든 ‘신호등’ 빨노초 … 단풍 구경 천천히 오시라네요중앙선데이입력 2024.10.26 00:01업데이트 2024.10.26 12:45김홍준 기자 내달 초 짧은 절정, 가을 단풍 숨은 명소                          순창과 담양에 걸쳐있는 금성산성 북문 너머로 담양호가 보인다. 김홍준 기자제가요? 언제요? 장난치다 들킨 뒤 발뺌하는 악동처럼, 날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가을의 깊이만큼 여름의 초록을 버린 나무들은 비 온 뒤 더 파래진 하늘 앞에 다시 섰다.강천산(584m).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강천산은 자연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요. 단풍도 내장산과 선운산 못지않고요. 무엇보다 호젓합니다.” 군산에서 한 달에 한 번 이곳을 찾는다는 이성택(65)씨의 말이다. 전..

사랑법 1

사랑법 1 매미가 노래한다라고 썼다가 지운다매미가 운다라고 황급히 썼다가 지운다장마가 지나간 뒤무섭게 돋아오르는 풀들 위로뒤늦제 도착한 바람이머리를 풀어헤치고매미는 잠깐 잠깐 그 사이에소리를 얹는다 나는 당신의 빈 방을 떠올린다흰 건반에 얹히는 손늪의 바닥에 닿으려가시연꽃의 뿌리그 때울음도 아니고 노래도 아닌광시곡이 저 혼자 태어나는 것이다

비가悲歌

비가悲歌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그러나 아직 한 번도 불러지지 않은 그 노래는슬픔이 불길처럼 흘러간 후에강물보다 더 우렁우렁 눈물 쏟아낸 다음에끝내 불러보지 못한 이름이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길을 지우고 난 후에사막 같은 악보를 드러낼 것이다슬픈 사람은 노래하지 않는다외로워서 슬픈가슬퍼서 외로운가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어디쯤에서날갯짓 소리가 들리는 듯슬픈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부르는 그 노래는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12] 아침 얼굴의 씨앗을 뿌리며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12] 아침 얼굴의 씨앗을 뿌리며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5.22. 23:50업데이트 2024.05.27. 15:11   나팔꽃에게두레박을 빼앗겨물을 빌렸네 朝顔[あさがお]に釣瓶[つるべ]とられてもらひ水[みず] 때는 1700년대 초. 지금처럼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시대가 아니다. 아침밥을 지으려면 우물로 물을 길으러 나가야 한다. 이른 아침, 촉촉한 이슬을 밟고 새소리를 들으며 우물가로 다가간 한 사람이 두레박을 던지려는 찰나, 저런! 벌써 두레박을 차지한 생명이 있네. 안녕, 나팔꽃. 밧줄에도 푸릇푸릇한 줄기가 빙글빙글 덩굴져 있고 여기저기 보랏빛 꽃도 싱그럽다. 물을 길으려면 이 아침 귀한 생명을 죽여야 한다. 물 길으러 온 사람은 입가에 빙긋 미소라도..

[199] 조락공강 (潮落空江)

[정민의 世說新語] [199] 조락공강 (潮落空江)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2.27. 03:04  당나라 때 이정(李�H)이 쓸쓸한 송강역(松江驛) 물가에서 저물녘에 배를 대다가 시 한 수를 썼다."조각배에 외론 객이 늦도록 머뭇대니, 여뀌꽃이 피어 있는 수역(水驛)의 가을일세. 세월에 놀라다가 이별마저 다한 뒤, 안개 물결 머무느니 고금의 근심일래. 구름 낀 고향 땅엔 산천이 저무는데, 조수 진 텅 빈 강서 그물을 거두누나. 여기에 예쁜 아씨 옛 노래가 들려오니, 노 젓는 소리만이 채릉주(采菱舟)로 흩어진다(片帆孤客晩夷猶, 紅蓼花前水驛秋. 歲月方驚離別盡, 烟波仍駐古今愁. 雲陰故國山川暮, 潮落空江網��收. 還有吳娃舊歌曲, 棹聲遙散采菱舟).참으로 적막하고 쓸쓸한 광경이다. 조각배를 탄 나그..

[223] 진심이면 다 괜찮은가

[양해원의 말글 탐험] [223] 진심이면 다 괜찮은가양해원 글지기 대표입력 2024.06.06. 23:54   별종은 별종이다. 괴팍하고 거친 언행이야 오래전부터 아는 바. 28년 만에 연임(連任)하지 못한 대통령이 또 하겠노라 나선 것도 뚝심이라 치자. 성추행 입막음 사건으로 받은 혐의 34건 모두 유죄 평결이 나올 만큼 뒤가 구리지 않은가. 그런데도 호감도가 경쟁 후보와 엇비슷이 나오는 걸 보면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 또한 만만찮은가 보다.‘일부 지지자는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 신상 털기를 시도하고 있다.’ 배심원일 법한 사람 이름이나 주소 따위를 퍼뜨리는 일에 ‘신상 털기’가 알맞은 표현일까. ‘털다’는 한마디로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훔치다’라는 뜻. 한데 개인 정보는 재물(財物)이 아닌지라 ..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오는 꽃들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오는 꽃들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4.10.29. 00:00업데이트 2024.10.29. 08:59   박상영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에 나오는 장면이다. 사랑싸움 하는 듯한 두 사람은 남녀가 아니라 남남 커플이다. ◇개나리꽃으로 사랑싸움하는 두 남자 이 소설집엔 모두 4편의 중·단편이 나오는데 화자가 동일하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에서 암 투병 중인 엄마를 간병하면서 지내는 화자 ‘영’은 5년 전 사귄 형의 편지를 받는다. 그는 화자에게 알면 알수록 불가사의한 인물이었다. 학생운동을 한 과거에 사로잡힌 채 화자가 미국을 좋아한다며 꾸짖고 자신이 게이임이 드러날까봐 노심초사했다. 위 인용문도 화자가 공원에서 애정 표현을 하자 사..

전남 장흥 '정남진 문학탐방길'

그 길 속 그 이야기  전남 장흥 '정남진 문학탐방길'중앙일보입력 2014.09.12 00:10업데이트 2014.12.31 17:03손민호 기자 길은 사람의 흔적이다. 사람이 여기에서 저기로, 또는 저기에서 여기로 이동한 자취가 다져져 길이 된다. 인생이 결국 한평생 돌아다녀 쌓인 행적이라면, 길은 어쩌면 인생일 수 있다. 아울러 뭇 인생을 글로 적은 것을 문학이라 한다면, 길은 인생이므로 문학이어야 한다.이 어쭙잖은 삼단논법을 증명하는 길이 전남 장흥에 있다. 이름은 시시하게도 ‘정남진 문학탐방길’이다. 이 시오리(十五里) 고갯길은 그러나 문학을 알아내려 찾아가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 문학이 된 길이다. 그 길에서 한 작가의 대표작품, 아니 우리 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대소설로 꼽히는 명작이 잉태했기..

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

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불닭 등 인공 맛에 밀려난 '청양' 신지인 기자입력 2024.10.22. 00:40업데이트 2024.10.22. 05:52  맵기로는 내가 제일이었는데… -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청양고추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해마다 청양군에서 재배되는 고추의 재배 면적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5420헥타르에서 2023년 4891헥타르로 4년 만에 10% 가까이 줄었다. /뉴시스 마라탕 가게가 5년 만에 10배 증가해 전국에 4000개가 넘고, 해외에선 ‘매운맛 도전 먹방’의 대명사인 ‘불닭볶음면’이 한해 1500억원어치가 팔린다. 일반 타바스코 소스보다 10배가량 더 매운 핫소스가 인기를 끄는 나라. 한국은 ‘매운맛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문화평론 2024.10.22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광화문·뷰]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25일은 故 김윤식 교수 6주기인간은 두 번 죽는다고 한다육체적 죽음과 그마저 잊혔을 때이를 막아보려는 어떤 아내가 있다어수웅 기자입력 2024.10.22. 00:06업데이트 2024.10.22. 11:34  낙 전면에 등장하는 걸 꺼리는 만큼 조심스럽지만, 한번쯤은 그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윤식 교수의 아내 가정혜 여사  사흘 뒤 25일은 김윤식(1936~2018)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일이다. 벌써 6주기. 동사 ‘읽다’와 ‘쓰다’의 주어라는 비유처럼 평생을 읽고 쓰고 가르쳤던 문학평론가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언론은 유족의 기부 소식도 함께 전했다. 교수 월급과 원고료로 모은 재산 30억원을 새로 짓는 국립한국문학관에 내놨다는 소식이었다..

촉도蜀道

촉도蜀道 경비원 한 씨가 사직서를 내고 떠났다십 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보여 주던 낙지집 사장이장사를 접고 떠났다이십 년 넘게 건강을 살펴 주던창동피부비뇨기과 원장이 폐업하고 떠났다내 눈길이 눈물에 가닿는 곳내 손이 넝쿨손처럼 뻗다 만 그곳부터시작되는 촉도손때 묻은 지도책을 펼쳐 놓고낯선 지명을 소리 내어 불러보는 이 적막한 날에정신 놓은 할머니가 한 걸음씩 밀고 가는 저 빈 유모차처럼절벽을 미는 하루가아득하고 어질한 하늘을 향해 내걸었던밥줄이며 밧줄인 거미줄을 닮았다 꼬리를 자른다는 것이 퇴로를 끊어 버린 촉도거미에게 묻는다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중앙일보입력 2024.10.22 00:15김성중 소설가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상은 타인의 고통에 관한 것이다. 화성을 배경으로 삼거나 지구 절반이 사라지는 세계를 떠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다른 이의 고통에 관한 상상은 내가 경험한 고통의 기억을 통해서만 유추하고 확장된다. ‘이만큼 아팠을까?’ 하는 마음으로 넘기는 책들. 위대한 문학은 항상 타자의 고통을 상상한다.내가 처음으로 읽은 노벨문학상 작품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었다. 첫 장에 부엔디아 가문의 복잡한 족보가 펼쳐졌고,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라는 문장이 기다리고 ..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

[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붉나무김민철 기자입력 2024.10.21. 00:30  요즘 양지 바른 산 가장자리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잎이 막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있는 나무가 있다면 붉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붉나무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옻나뭇과 나무입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일본·대만과 동남아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최대 높이가 7m 정도인,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동글동글한 열매가 열린 붉나무(위쪽 사진). 잎자루(아래 사진 동그라미)엔 얇은 '날개'도 달려 있어요. /김민철 기자 옻나뭇과 나무여서 꽃이나 열매, 잎 모양이 옻나무·개옻나무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다음과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