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1/15 3

산따라 강따라 비경들 사이사이 비밀의 역사들이

산따라 강따라 비경들 사이사이 비밀의 역사들이중앙일보입력 2024.11.15 00:02최승표 기자 경기도 연천의 상징인 옥녀봉 그리팅맨. 2016년 유영호 작가가 설치한 작품으로, 자존심을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연천군은 경기도이긴 하나 멀다. 서울시청에서 연천군청까지는 약 83㎞. 인구(4만950명)는 경기도에서 가장 적고, 지방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런 조건은 걷기여행을 할 때 도리어 장점이 된다. 지난 6~7일 ‘DMZ 평화의 길’ 연천 구간을 걸어보니 고요히 만추를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임진강 너머 북녘땅이 아른거렸고 이따금 우리 군의 사격 소리가 들렸지만, 풍경만큼은 더없이 평화로웠다.천혜의 요새 당포성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로 지정된 임진강 주상절리...

걷는 사람들- 기벌포에서

걷는 사람들 - 기벌포에서  사라지기 위하여 걷는 사람이 있다두루미의 다리로 휘청거리며절대로 뒤돌아보는 일 없이밀려오는 파도를 온 몸으로 받는 자세로하염없이 걸어간다그러나 그는 저 강이 시작된 눈물에 닿기 전에길이 끊겨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고요에 닿기 전에발걸음을 되돌린다 그리움이라는 집은 이미 불타고 없는데탕진한 생生의 목마름으로 이미 껍데기만 남은 알 속으로 몸을 버린다오늘도 그는 사라지기 위하여 걷는다

벼슬 멀리한 장인, 연암이 과거 포기하자 오히려 기뻐해

벼슬 멀리한 장인, 연암이 과거 포기하자 오히려 기뻐해중앙일보입력 2024.11.15 00:32연암 박지원의 청빈했던 친·인척이숙인 동양철학자·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명분과 절개를 닦지 않고, 가문과 지체를 밑천 삼아 조상의 덕을 판다면 장사치와 뭐가 다를까. 이에 양반전을 짓는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스무살 무렵의 연암 박지원은 ‘양반전’ ‘학문을 팔아먹는 큰 도둑놈전’ 등 작품 9편을 짓는다. 병을 이기기 위해 시도한 글쓰기가 시대의 아픔을 해학으로 풀어낸 명작으로 탄생한 것이다. 44세(1780년)의 연암은 연행 사절단에 끼여 청국을 방문하는데, 그 5개월의 여행 기록 『열하일기』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되었다.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 박지원이 있다고 할 만큼 그를 우리나라 최고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