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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 2008

원경 遠景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3. 22. 23:26

원경 遠景 / 나호열

 


썼다가 금세 지워지는 힘찬 일획
저 그림, 저 글씨를 
어디에 담으려 하는가
어떻게 뜻으로 읽으려 하는가

하늘 한 장
그리고 몇 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

하늘이 휘청 한쪽으로 기울 때마다
지상으로 낙하하는 그림자들

가까이 다가서지 마라
고단한 날갯짓과 노동의 땀내음이
하늘 뒤켠으로 보인다
눈물로 얼룩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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