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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 소식들 299

작가 이문열 “평생 그렸던 귀향의 꿈… 이제 잿더미가 됐다”

작가 이문열 “평생 그렸던 귀향의 꿈… 이제 잿더미가 됐다” 경북 영양 광산문학연구소 全燒 이영관 기자 입력 2022.07.07 03:00 화재로 폐허가 된 광산문학연구소 건물이 있던 자리에 선 이문열 작가는“지금도 내 삶에 이런 일이 왜 일어났나 생각 중”이라며 바닥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40년 넘게 마음에 그렸던 집이, 20년 만에 이런 황폐한 잿더미로 돌아가다니…” 지난 4일 오후 경북 영양군 두들마을에서 만난 이문열(74) 작가는 잿더미가 된 광산문학연구소를 보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화재로 전소된 이 연구소는 평생 타향살이를 하던 그가 21년 전 고향에 지은 집이다. 전통 목조 한옥 양식 건물 2개 동(418m²)이었다. 불이 지나간 자리엔 깨진 기와..

경북 영양 ‘이문열 문학연구소’ 화재로 잿더미

경북 영양 ‘이문열 문학연구소’ 화재로 잿더미…방화 가능성 조사 권광순 기자 입력 2022.07.01 15:07 소설가 이문열씨가 경북 영양군에 지은 ‘광산문학연구소’가 1일 화재로 전소됐다. /경북소방본부 소설가 이문열씨가 경북 영양군의 고향에 지은 ‘광산문학연구소’가 화재로 전소됐다. 1일 경북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4분쯤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에 있는 광산문학연구소 건물에 불이 난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1일 오전 6시 20분쯤 7시간여 만에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ㅁ’자 구조의 기와와 목조로 된 건물 2개 동(418㎡)이 모두 불에 탔다. 경찰은 관리사 식당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방화 등 모..

김지하는 '흰 그늘'이었다…쓸쓸했던 빈소, 49재엔 400명 추모

김지하는 '흰 그늘'이었다…쓸쓸했던 빈소, 49재엔 400명 추모 중앙일보 입력 2022.06.26 19:21 업데이트 2022.06.26 19:32 김정연 기자 구독 가톨릭 함세웅 신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대교당에서 열린 김지하 시인 49재 추모문화제에서 "처음엔 참석을 거절했다, 그의 과거 글이 우리에게 큰 상처가 됐다"면서도 "죽음은 화해의 과정이다. 김지하의 초기, 중기, 말기를 나눠서 평가해야하고, 김지하 시인은 천상의 전달자"라고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시인 김지하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세상과 불화하는 듯했다. 후배 시인 김사인이 49재 추모시에서 밝힌 것처럼 그의 소신공양으로 엄혹했던 한 시대를 우리가 건널 수 있었음에도 지난달 8일 그의 죽음에 대한 세상의 반응은 썰렁하다고 할 ..

16년 만의 단편집 ‘저만치 혼자서’ 소설가 김훈 인터뷰

내 소설에서 ‘헛된 희망’을 기대하지 마라 16년 만의 단편집 ‘저만치 혼자서’ 소설가 김훈 인터뷰 윤수정 기자 입력 2022.06.03 03:00 1일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를 낸 소설가 김훈. 이 책은 재작년 장편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이후 2년 만의 신간이자, ‘강산무진’ 이후 16년 만의 새 소설집이다. /김지호 기자 “냅둬, 냅둬. 제발 냅둬.” 한 할머니가 6·25 때 전사한 남편의 유해 발굴을 한사코 반대한다. 그립지 않아서가 아니다. 남편이 전쟁 중 ‘상치쌈이 먹고 싶다’ 쓴 편지까지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죽기 직전까지 “냅둬”를 되뇌인다. 작가 김훈(74)의 단편집 ‘저만치 혼자서’(문학동네)의 수록작 ‘48GOP’의 한 대목이다. 유해라 하더라도 보통은 그리운 남편과의 ..

김훈 “김지하는 암흑시대를 밝힌 촛불 하나”

김훈 “김지하는 암흑시대를 밝힌 촛불 하나” 이문열 “한때 헹가래 받았다가 떨어져 냉담한 대접받는 사람 돼” 유홍준 “민족 예술 1세대의 대부” 정과리 “詩로 현실문제 적극 대응” 김미리 기자 윤수정 기자 입력 2022.05.09 03:32 김지하 시인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문단 및 문화계 인사들은 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에게 김지하는 촛불이었고, 민족 예술 1세대의 대선배였으며, 한편으로 인간 생명을 재해석한 시인이자 철학자였다. 시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문화계 인사 4인의 육성(肉聲)을 싣는다. ●이문열(소설가) 젊은 시절 내 소설 ‘황제를 위하여’를 읽고서 보자고 해 만났다. 그때 난초 한 포기를 그려준 것이 첫 만남이었다.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자꾸 나보고 내가 죽기를 바라는가보다, 왜 죽지 ..

겸재·다산·모네 한자리…“이건희가 쓴 국민 미술교과서”

겸재·다산·모네 한자리…“이건희가 쓴 국민 미술교과서” 중앙일보 입력 2022.04.28 00:02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20). [사진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겸재 정선(1676~1759)의 수묵화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1751)와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20)을 한 전시에서 만난다. 고 이건희(1942~2020) 삼성 회장이 소장하고 아꼈던 작품들이다. 지난해 4월 고 이 회장 유족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7개 기관에 기증한 문화유산과 미술품의 놀라운 실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 이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가 2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다. 국립중앙박물..

“자연은 낭만이 아닌 노동… 구름·태풍·고립이 나를 맑게해”

“새벽마다 끙끙 앓으며 詩 첫문장을 기다린다” 제주 이주 1년 시인 문태준, 시집·산문집 동시에 펴내 “자연은 낭만이 아닌 노동… 구름·태풍·고립이 나를 맑게해” 이기문 기자 조선 입력 2022.02.21 03:00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한 지 1년 반 동안 시인의 손은 투박해졌다. 문태준 시인은 “퇴근하면 텃밭을 일군다”며 “자연 속의 생생한 시어들이 싸락눈처럼 쏟아질 때 즐겁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문태준(52) 시인은 지난 2020년 8월,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 애월읍 장전리로 갔다. 고향은 경북 김천. 제주도 출신 아내가 태어났던 폐가를 허물고 새집을 지었다. 방 2개와 작업실을 갖추고 ‘문정헌(文庭軒)’이라 이름 붙였다. 글과 뜰이 있는 집에 살며 최근 여덟 번째 시집 ‘아침은 생각..

이문열 "이재명, 경기동부연합 계보뿐…한번도 이념 안밝혀"

이문열 "이재명, 경기동부연합 계보뿐…한번도 이념 안밝혀" 중앙일보 입력 2022.02.07 05:00 업데이트 2022.02.07 09:15 신준봉 기자 소설가 이문열씨. 형형한 눈빛으로 문학과 글쓰기의 의미, 안타까웠던 작품, 다음달 대선에 관한 생각 등을 밝혔다. 출판사를 알에이치코리아로 옮긴 전집 출간 작업이 막바지 단계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작가 이문열, 소설과 인생, 대선 정치를 말하다 소설가 이문열의 삶과 문학에는 한국 현대사가 선명하게 녹아 있다. 남한 정부가 수립된 1948년에 태어난 그는 80~90년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작가였다. 젊은 거장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책 장례식이라는, 유례없는 사상의 탄압을 받기도 했다. 어느덧 만년(晩年)의 양식(樣式)을 모색해..

시인 성윤석 첫 산문집 나와

생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린 '천의 얼굴', 시인 성윤석 첫 산문집 나와 중앙일보 입력 2021.12.27 17:15 업데이트 2021.12.27 17:25 위성욱 기자 성윤석 시인과 그의 산문집. 위성욱 기자 기자, 공무원, 바이오벤처 기업인, 묘지관리인, 부두노동자…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성윤석 시인이 첫 산문집 『당신은 나로부터 떠난 그곳에 잘 도착했을까』(쌤앤파커스)를 내놓았다. 그는 대학 시절인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하며 독특한 이력들을 쌓았다. 언뜻 보면 먹고 살기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여러 직업들을 거친 후 잇따라 시집을 낸 것을 보면 스스로 이런 직업들로 자신을 떠나 보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고향 같은 마..

가난하고 불우했던 화가? 우리가 잘 몰랐던 '뚝심 거장' 박수근

중앙일보 입력 2021.11.16 15:59 업데이트 2021.11.16 18:23 이은주 기자 나무와 두 여인,1962,캔버스에 유채 130x89cm, 리움미술관[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판잣집,1950 년대 후반 ,종이에 유채 , 20.4x26.6 ㎝.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사진 국립현대미술관] "1·4후퇴 후의 암담한 불안의 시기를 텅 빈 최전방 도시인 서울에서 미치지도, 환장하지도, 술에 취하지도 않고, 화필도 놓지 않고, 가족의 부양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살았나, 생각하기 따라서는 지극히 예술가답지 않은 한 예술가의 삶의 모습을 증언하고 싶은 생각을 단념할 수는 없었다." 소설가 박완서(1931~2011)가 1970년에 쓴 소설 '나목' 후기에 화가 박수근(1914∼1965) 에 대해 쓴 글..

“김수영 문학의 플랫폼, ‘김수영 마을’ 조성하려고요”

“김수영 문학의 플랫폼, ‘김수영 마을’ 조성하려고요” 등록 :2021-11-12 11:59수정 :2021-11-12 12:10 최재봉 기자 12일 창립 김수영기념사업회 대표 정희성 시인 “김수영기념사업회의 발기인 중에는 저보다 어른도 많은데 제가 나서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연로한 분들께 부담을 드리지 않고자, 그리고 김수영문학상 제1회 수상자로서 빚진 마음도 갚을 겸 대표 자리를 수락했습니다.”12일 서울 도봉구 김수영문학관에서 창립총회를 연 김수영기념사업회의 초대 대표 정희성(사진·76) 시인은 “김수영문학관이 제가 사는 집 가까이에 있는데도 자주 가 보지 못해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걸로 나도 선생님께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영(1921~1968) 시인의..

홍미옥의 모바일 그림 세상

[더오래] 모란이 우리에게 안부를 묻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13:00 홍미옥 [더,오래] 홍미옥의 모바일 그림 세상(84) 내딛는 발걸음에 꽃이 피어났다. 차르르 펼쳐지는 비단 물결마냥 피어나는 꽃은 다름 아닌 모란이다. 그런가 하면 어디서 꽃향기도 은은하게 퍼져온다. 아! 이건 꿈이 아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안녕! 모란’전의 문을 열면 누구나 경험 가능한 현실이다. 〈모바일로 화면위에 피어난 모란〉, 2021, 갤럭시탭S6, 아트레이지. [그림 홍미옥] 일상서 마주했던 우리의 모란 어린 시절, 아름다운 모란과의 만남은 우습게도 엉뚱한 곳에서 이루어졌다. 다름 아닌 작고 붉은 화투짝 위에서였다. 6월의 햇살같이 환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처녀 같은 꽃은 모란(목단)이라고 했다..

월180만원 받는 원로들에 문인 744명 "무보수로 개정하라" 성명

월180만원 받는 원로들에 문인 744명 "무보수로 개정하라" 성명 중앙일보 입력 2021.08.25 19:02 업데이트 2021.08.25 19:06 김호정 기자 대한민국 예술원. [홈페이지 캡처] “회원 개개인에 매달 180만원이 지급되는 대한민국예술원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관련법의 개정을 요구한다.” 문인 744명과 미술ㆍ음악ㆍ연극ㆍ영화 종사자 등 329명이 ‘대한민국예술원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요구하는 문인 성명서’를 25일 발표했다. 성명서는 “대한민국예술원법 중 회원의 선출(5조), 임기(6조), 대우(7조)를 전면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기존의 회원이 신입 회원의 입회 원서를 심의하고 회원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하는 점, 임기가 평생인 점, 각 회원이 매달 180만원 정액수당을 지급받..

영하 20도 금강산, 雪景 그리려 술로 먹을 갈았다

영하 20도 금강산, 雪景 그리려 술로 먹을 갈았다 이건희 전속 화가로 수년간 활동 독대 당시 李 첫마디 “존경한다” 정상혁 기자 입력 2021.08.18 03:00 한국 화가 박대성이 2019년에 마친 ‘금강설경’을 한 관람객이 바라보고 있다. 가로 8m에 이르는 대작이다. “완성에 4년이 걸렸다”며 “금강산을 그리려면 항상 금강산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눈[雪]을 먹으로 그리는 방법은 그리지 않고 그저 비워두는 것이다. 한국화 거장 박대성(76)씨가 완성한 수묵화 ‘금강설경’은 오로지 흑(黑)으로 완성했으되, 흑과 백이 서로의 공간을 안배하며 공존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내금강의 바위와 소나무 위에 쌓인 눈, 말하자면 종이의 흰 여백이 오히려 강골(强骨)의 산맥을 도드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