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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 소식들 312

문학관은 ‘역사의 허파’

문학관은 ‘역사의 허파’ 중앙일보 입력 2023.09.21 00:32 김응교 시인·숙명여대 교수 작가는 자신이 자란 공간에서 제땅말과 역사를 배웁니다. 작가가 쓰는 글은 자기만 읽는 일기가 아니며, 개인 자서전도 아니며, 공간의 숨결이 녹아 있는 ‘역사적 자서전’입니다. 문학관은 작가가 쓴 ‘역사적 자서전’을 펼쳐 놓는 공간입니다. 문학관 탐방이란 거대한 역사적 자서전을 체험하는 순례길이지요. 우리나라에는 웅숭깊은 문학관이 곳곳에 있어 행복하지요. 문학관 얘기를 쓰자면, 이 원고량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그간 몇몇 문학관 이사나 운영위원으로 문학관 일에 참여해왔는데, 가끔 힘들지만 묘한 보람과 매혹이 있습니다. 이 땅의 말과 숨결 깃든 문학관 부여 신동엽 문학관 개관 10돌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카프카’..

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1918년 9월에 창간돼 3호로 끝나 2001년 복간됐다 14년 만에 종간 시 전문 계간지로 내달 첫 호 발행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31. 03:00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1918년 창간한 잡지 ‘유심’이 시 전문 계간지로 다시 태어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선양회)는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심’은 만해의 민족 의식과 자유 평등 사상을 계승하고 설악 무산(1932~2018) 스님의 상생 화합 정신을 바탕으로 각박한 개인의 삶과 혼돈의 사회 현실 속에서 참다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 정신 회복에 앞장서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의 발행인 권영민(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편집주간 ..

소설가 이청준 15주기, 꾸밈 없는 그의 민낯을 담다

소설가 이청준 15주기, 꾸밈 없는 그의 민낯을 담다 이윤옥 문학평론가 고인 생전 부탁 따라 15년 걸려 평전 완성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09. 03:00 “오만함이라기보다 오연함, 더 나아가 의연함이라고 해야 맞다.” 소설가 이청준(1939~2008)의 15주기를 맞아 출간된 ‘이청준 평전’(문학과지성사)을 쓴 이윤옥 문학평론가는 고인의 삶을 이렇게 정리한다. 고인의 친구 김치수(1940~2014) 문학평론가의 입을 빌렸다. ‘이청준 전집’(전 34권)에서 모든 작품의 변천 과정을 정리한 이씨가 약 15년 걸려 고인의 첫 평전을 완성했다. 이씨는 책에 “이청준은 그런 오연함으로 자신의 맨 얼굴을 응시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썼다. 고인의 생전 부탁에 따라 출간된 평전이다. “평전은 쓰는 사람과..

위로받을 곳 하나 없는 세상… 詩라는 등불을 켠다

위로받을 곳 하나 없는 세상… 詩라는 등불을 켠다 만해문예대상 천양희 시인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03. 03:00 “어두운 길을 멀리 비추는 등대 불빛이 만해 시인의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신을 기억하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천양희 시인은 “만해 시인의 시를 읽으며 수없이 감탄했다. 시 ‘님의 침묵’에서 ‘님’에 대한 해석 중 ‘가치 있는 모든 존재’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시는 사치가 아닌 가치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 시를 쓴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2023년 만해문예대상 수상자 천양희(81)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자 ‘등대’가 떠올랐다고 한다. 몇 년 전, 어두운 길을 뚫고 봤던 등대다. “길이 보이지 않아 두려웠습..

詩 500편에 붙인 노래, 시 더 빛나게 할 무대일 뿐

詩 500편에 붙인 노래, 시 더 빛나게 할 무대일 뿐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 올해 10월 시 음원 발표 윤수정 기자 입력 2023.07.28. 03:00업데이트 2023.07.28. 09:51 한국 시 500편에 음을 붙인 산울림 둘째 김창훈. 오는 10월 김선태 시인의 ‘봄날은 간다’를 먼저 음원으로 발매한다. /오종찬 기자 한국 록음악의 전설 같은 그룹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67)이 특별한 ‘시 음악 500곡’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김선태 시인의 ‘봄날은 간다’를 서명희 명창의 목소리와 국악 크로스오버풍 신곡에 실어 오는 10월 음원으로 발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산울림TV’에 한국 시 500편에 음을 붙인 노래 영상을 올렸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인간의 실존’ 탐색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7.13. 03:00업데이트 2023.07.13. 10:28 밀란 쿤데라는 생전 출간한 에세이에서 “삶이라고 부르는 이 피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한 우리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그 패배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다”라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소설가 밀란 쿤데라(94)가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사와 이데올로기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인간의 실존을 탐색하는 데 평생을 바친 그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국내에서 100만부 이상 팔렸다. 프랑스 메디치상을 비롯해 숱한 문학상을 받고..

경주서 하수관로 설치하려다…철솥에 담아 숨겼던 불교 유물 찾았다

경주서 하수관로 설치하려다…철솥에 담아 숨겼던 불교 유물 찾았다 김가연 기자 입력 2023.07.06. 10:16 경북 경주 사정동에 있는 사적 '경주 흥륜사지' 서쪽 부근에서 철 솥을 포함한 청동 공양구 54점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 솥 내부의 모습./연합뉴스 신라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절로 알려진 경북 경주 흥륜사 터 부근에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불교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주시와 춘추문화재연구원이 지난달 경주시 사정동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 조사를 하던 도중 통일신라~고려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담장지, 우물 등을 발견했다. 일대에서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기와, 토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 지름 약 65㎝, 높이 약 62㎝ 크기의 철솥도..

오정희 작가 반대 시위, 이런게 문학이고 예술인가

[朝鮮칼럼] 오정희 작가 반대 시위, 이런게 문학이고 예술인가 자기들이 직접 만든 블랙리스트 백서에도 ‘확인할 수 없었다’ 결론 보수 정권 때 작은 감투 하나 썼다고 문인이 문인을 망신주고 공격하고 그나마 플래카드 맞춤법도 틀려 도대체 문학은, 예술은 무엇인가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철학 입력 2023.06.21. 03:10업데이트 2023.06.21. 08:56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 앞에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이 서울국제도서전 오정희 홍보대사 자진사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마르 시대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는 관객이 몰입하고 배우와 일체감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향유하는 전통적인 연극에 반대했다. 배우가 갑자기 관객을 향해 말을 건다거나, 연..

고려시대 ‘묘법연화경’ 日서 귀환

금빛으로 쓴 부처의 가르침... 고려시대 ‘묘법연화경’ 日서 귀환 금·은가루로 불교 경전 써내려가 융성했던 고려 사경 문화 보여줘 허윤희 기자 입력 2023.06.15. 22:52업데이트 2023.06.16. 02:46 1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김종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일본에서 돌아온 '묘법연화경'을 소개하고 있다. 접었을 때는 가로 9.5cm, 완전히 펼치면 10.7m에 달한다. /박상훈 기자 “이 경(經)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1200가지 혀의 공덕을 얻으리니….” 불심(佛心) 가득한 종이를 펼치니 무려 10.7m에 달한다. 쪽물 들인 감지(쪽빛 종이) 위에 금가루·은가루로 간절하게 불교 경전을 써 내려간 고려 시대 사경(寫經)이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

조지 윈스턴 별세...“사계절은 나의 영감, 난 그걸 담는 사서였을 뿐”

조지 윈스턴 별세...“사계절은 나의 영감, 난 그걸 담는 사서였을 뿐” [박은주의 이 사람의 길]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 별세 박은주 부국장 겸 에디터 입력 2023.06.08. 03:00업데이트 2023.06.08. 06:15 1990년대 말 헤이즐넛 커피를 파는 카페는 뭔가 더 우아한 곳으로 여겨졌다. 클래식은 너무 무겁고, 팝송은 경박해 보이는 공간, 주인의 선택은 십중팔구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이나 ‘디셈버’였다. ‘연주 음악은 안 팔린다’는 한국 시장에서 연주 음반 돌풍을 일으켰던 조지 윈스턴(74)이 4일(현지 시각) 세상을 떠났다. 조지 윈스턴이 피아노 연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스스로 ‘자연주의 피아니스트’라고 했던 윈스턴은 깨끗하고 서정적인 음색의 피아노 연주로 1980~199..

‘물방울 화가’ 故 김창열 화백 평창동 집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등재

‘물방울 화가’ 故 김창열 화백 평창동 집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등재 김휘원 기자 입력 2023.05.22. 13:50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고(故) 김창열 화가'의 집. (서울시 제공) 故 김창열 화백(1929~2021)의 평창동 자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됐다. 역대 13번째다. 서울시 건축자산전문위원회는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 화백의 자택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집은 김 화백이 2021년 작고하기 전까지 3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했던 집이다. 638.3㎡ 대지에 지어진 지하 2층∼지상 2층의 콘크리트 건물이다. 종로구가 지난해 이 집을 매입해 서울시에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이 건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이같은 결정..

가야유적 7곳 묶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

가야유적 7곳 묶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 중앙일보 입력 2023.05.11 09:00 업데이트 2023.05.11 09:1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지혜 기자 구독 고령 지산동 고분군. 사진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한반도 남부에 남아있는 가야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을 평가한 뒤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한다. 등재 권고를 ..

김지하 1주기, 예술로 기린다

김지하 1주기, 예술로 기린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25 00:01 업데이트 2023.04.25 01:26 홍지유 기자 구독 김지하 시인 1주기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가 24일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8일 세상을 떠난 시인의 글과 그림을 모아 선보이는 서화전, 시인의 문학세계와 생명사상을 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 시인의 시로 만든 노래 공연 등이 마련됐다. [뉴시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저항 문인 김지하의 별세 1주기를 맞아 고인을 기리는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는 24일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5월 8일 세상을 떠난 김지하 시인의 1주기에 맞춰 공연과 전시, 학술 심포지엄 등을 진행한다고 ..

“그림 정말 좋다” 망각의 늪에서 건져낸 괴짜 화가 원계홍

“그림 정말 좋다” 망각의 늪에서 건져낸 괴짜 화가 원계홍 중앙선데이 입력 2023.04.01 00:46 업데이트 2023.04.01 10:2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전’ 화제 화가 원계홍을 망각에서 끌어올린 두 소장가 김태섭 전 서울장신대 학장(왼쪽)과 윤영주 우드앤브릭 회장이 과거 원계홍의 집이었던 김 학장의 자택에서 원계홍의 그림과 함께 서있다. 최영재 기자 멋진 집이다. 크고 화려해서가 아니다. 거실 북쪽 창문을 내다보면 탁 트인 시야에 알록달록한 지붕의 집들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청보라빛과 회백색으로 빛나는 수려한 북한산 산등성이가 마주 보인다. 눈을 돌려 거실 서쪽 벽을 향하면 바로 그 산등성이를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볼수록 색채와 구도가 오묘하고..

권진규·장욱진·유영국… RM이 사랑한 근현대 거장 한자리에

권진규·장욱진·유영국… RM이 사랑한 근현대 거장 한자리에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 미리 보는 출품작 下 허윤희 기자 입력 2023.04.04. 03:00업데이트 2023.04.04. 10:07 유영국 ‘작품(새벽)’(1957). 한국 미술계 최고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방탄소년단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지난해 한 전시장을 찾은 후 “이제 편히 잠드소서”란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쉰한 살 나이에 ‘인생은 공(空), 파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비운의 조각가 권진규를 위로한 글이다. 또다른 전시장 방명록엔 “저도 심플하게 살고 싶습니다. 장욱진 짱”이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파릇파릇 자라는 나무, 하늘을 나는 새, 작은 집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가족 등 소소하고 말간 장욱진 그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