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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 소식들 303

무라카미 하루키, 17년 만에 한국 언론과 단독 인터뷰

하루키 “어떤 시대에도 읽는 이들은 있어…종이책 죽음? 난 그들을 믿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17년 만에 한국 언론과 단독 인터뷰 곽아람 기자 입력 2023.11.01. 03:13업데이트 2023.11.01. 11:19 무라카미 하루키는 신작에서 다림질을 하고, 육수를 만들며, 복근 운동을 하는 반복적 일과를 꾸준히 수행하는 독신남을 그려낸다. 주인공을 금욕적인 인물로 설정한 이유를 묻자 하루키는 “그런 삶이 특별히 금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이 사람으로서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라고 했다. /ⓒK.Kurigami “저는 이제 70대 중반이라 예전처럼 열심히 뛰진 않습니다. 그저 매일 즐겁게 달리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계속 달리는 것은 제게 변함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머리..

예술을 남긴 '천재' 기형도와 이상의 詩·사랑이 연극으로

[무대 위 인문학] 예술을 남긴 '천재' 기형도와 이상의 詩·사랑이 연극으로 입력 : 2023.10.30 03:30 기형도 플레이와 라흐 헤스트 ▲ 연극 ‘기형도 플레이’에서 기형도 시인의 시 ‘조치원’을 다룬 장면. /맨씨어터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두 시인의 삶과 시가 공연으로 제작돼 무대에 올랐습니다. 독창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시 세계를 펼친 기형도(1960~1989)의 시를 바탕으로 구성한 연극 '기형도 플레이'(19~2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원씨어터)와 '천재 시인'이라 불린 이상(1910~1937)과 그의 아내 변동림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뮤지컬 '라흐 헤스트'(6월 13일~9월 3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가 공연을 마쳤습니다. 두 시인 모두 짧은 생을 살았지만 한국 문학사에..

외우면 소원 이뤄진단 부처 말씀, 신라 ‘수구다라니’ 첫 공개

외우면 소원 이뤄진단 부처 말씀, 신라 ‘수구다라니’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2023.10.25 00:01 업데이트 2023.10.25 01:24 홍지유 기자 구독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읊어봤을 ‘수리수리 마수리’ 주문은 불교 경전 천수경에서 유래했다. 천수경에 따르면 ‘스리 스리 마하스리 수스리 스바하’라고 세 번 외치면 입으로 지은 죄를 씻어낼 수 있다. 이런 주문(부처의 말씀)과 이 주문을 적은 종이를 ‘다라니’라고 부른다. 한반도에서는 불교가 전해진 삼국시대부터 다라니를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는 풍습이 생겼다. 다라니 중에서도 ‘수구즉득다라니’(隨求卽得陀羅尼)라고도 불린 ‘수구다라니’는 말 그대로 외우는 즉시 바라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져 널리 유행했다. 24일 공개된 통일신라시대 ..

한국 여성 시단 최고 원로 96세 ‘사랑의 시인’ 김남조 별세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현대시 지평 넓힌 ‘영원한 현역’ 한국 여성 시단 최고 원로 96세 ‘사랑의 시인’ 김남조 별세 이영관 기자 입력 2023.10.11. 03:00 사람과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한국 현대시의 지평을 넓힌 김남조(96) 시인이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이자, 1000여 편의 시를 쓰며 펜을 놓지 않았던 영원한 현역. 그는 3년 전 낸 마지막 시집 ‘사람아, 사람아’에서 “나는 시인 아니다. 시를 구걸하는 사람이다. 백기 들고 항복 항복이라며 굴복한 일 여러 번”이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시 ‘사랑, 된다’에선 한평생 씨름했던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긴 세월 살고 나서/ 사랑 된다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 이즈음에 이르렀다/ …사랑 된다/많이 사랑하고 ..

노벨문학상에 인간 본질 그린 욘 포세

노벨문학상에 인간 본질 그린 욘 포세…입센 이후 최고 노르웨이 작가 이영관 기자 입력 2023.10.05. 21:55업데이트 2023.10.06. 12:50 욘 포세/ⓒ Tom A. Kolstad 올해 노벨 문학상은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Jon Fosse·64)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했다”며 5일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의 방대한 작품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으며, 희곡, 소설, 시집, 에세이, 아동 도서, 번역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날 그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극작가 중 한 명이지만, 산문으로도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노르웨이 출신으로는 소설가 시그리드 운세트(1928년) 이후 95년 만, 극작가로..

‘단순함의 미학’ 장욱진, 사진 같은 풍경도 그렸네

‘단순함의 미학’ 장욱진, 사진 같은 풍경도 그렸네 장욱진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 허윤희 기자 입력 2023.09.22. 03:00업데이트 2023.09.22. 09:59 장욱진, ‘공기놀이’(1938). 65 80.5㎝.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2회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에서 사장상을 수상한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이런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 화가 장욱진(1917~1990) 그림 앞에선 어린아이도 이런 말을 내뱉는다. 작고 가난한 집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가족, 둥근 나무, 하늘을 나는 새..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동심 가득한 시선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은 이런 편견을 깨뜨리는 통..

문학관은 ‘역사의 허파’

문학관은 ‘역사의 허파’ 중앙일보 입력 2023.09.21 00:32 김응교 시인·숙명여대 교수 작가는 자신이 자란 공간에서 제땅말과 역사를 배웁니다. 작가가 쓰는 글은 자기만 읽는 일기가 아니며, 개인 자서전도 아니며, 공간의 숨결이 녹아 있는 ‘역사적 자서전’입니다. 문학관은 작가가 쓴 ‘역사적 자서전’을 펼쳐 놓는 공간입니다. 문학관 탐방이란 거대한 역사적 자서전을 체험하는 순례길이지요. 우리나라에는 웅숭깊은 문학관이 곳곳에 있어 행복하지요. 문학관 얘기를 쓰자면, 이 원고량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그간 몇몇 문학관 이사나 운영위원으로 문학관 일에 참여해왔는데, 가끔 힘들지만 묘한 보람과 매혹이 있습니다. 이 땅의 말과 숨결 깃든 문학관 부여 신동엽 문학관 개관 10돌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카프카’..

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1918년 9월에 창간돼 3호로 끝나 2001년 복간됐다 14년 만에 종간 시 전문 계간지로 내달 첫 호 발행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31. 03:00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1918년 창간한 잡지 ‘유심’이 시 전문 계간지로 다시 태어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선양회)는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심’은 만해의 민족 의식과 자유 평등 사상을 계승하고 설악 무산(1932~2018) 스님의 상생 화합 정신을 바탕으로 각박한 개인의 삶과 혼돈의 사회 현실 속에서 참다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 정신 회복에 앞장서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의 발행인 권영민(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편집주간 ..

소설가 이청준 15주기, 꾸밈 없는 그의 민낯을 담다

소설가 이청준 15주기, 꾸밈 없는 그의 민낯을 담다 이윤옥 문학평론가 고인 생전 부탁 따라 15년 걸려 평전 완성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09. 03:00 “오만함이라기보다 오연함, 더 나아가 의연함이라고 해야 맞다.” 소설가 이청준(1939~2008)의 15주기를 맞아 출간된 ‘이청준 평전’(문학과지성사)을 쓴 이윤옥 문학평론가는 고인의 삶을 이렇게 정리한다. 고인의 친구 김치수(1940~2014) 문학평론가의 입을 빌렸다. ‘이청준 전집’(전 34권)에서 모든 작품의 변천 과정을 정리한 이씨가 약 15년 걸려 고인의 첫 평전을 완성했다. 이씨는 책에 “이청준은 그런 오연함으로 자신의 맨 얼굴을 응시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썼다. 고인의 생전 부탁에 따라 출간된 평전이다. “평전은 쓰는 사람과..

위로받을 곳 하나 없는 세상… 詩라는 등불을 켠다

위로받을 곳 하나 없는 세상… 詩라는 등불을 켠다 만해문예대상 천양희 시인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8.03. 03:00 “어두운 길을 멀리 비추는 등대 불빛이 만해 시인의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신을 기억하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천양희 시인은 “만해 시인의 시를 읽으며 수없이 감탄했다. 시 ‘님의 침묵’에서 ‘님’에 대한 해석 중 ‘가치 있는 모든 존재’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시는 사치가 아닌 가치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 시를 쓴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2023년 만해문예대상 수상자 천양희(81)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자 ‘등대’가 떠올랐다고 한다. 몇 년 전, 어두운 길을 뚫고 봤던 등대다. “길이 보이지 않아 두려웠습..

詩 500편에 붙인 노래, 시 더 빛나게 할 무대일 뿐

詩 500편에 붙인 노래, 시 더 빛나게 할 무대일 뿐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 올해 10월 시 음원 발표 윤수정 기자 입력 2023.07.28. 03:00업데이트 2023.07.28. 09:51 한국 시 500편에 음을 붙인 산울림 둘째 김창훈. 오는 10월 김선태 시인의 ‘봄날은 간다’를 먼저 음원으로 발매한다. /오종찬 기자 한국 록음악의 전설 같은 그룹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67)이 특별한 ‘시 음악 500곡’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김선태 시인의 ‘봄날은 간다’를 서명희 명창의 목소리와 국악 크로스오버풍 신곡에 실어 오는 10월 음원으로 발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산울림TV’에 한국 시 500편에 음을 붙인 노래 영상을 올렸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인간의 실존’ 탐색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7.13. 03:00업데이트 2023.07.13. 10:28 밀란 쿤데라는 생전 출간한 에세이에서 “삶이라고 부르는 이 피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한 우리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그 패배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다”라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소설가 밀란 쿤데라(94)가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사와 이데올로기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인간의 실존을 탐색하는 데 평생을 바친 그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국내에서 100만부 이상 팔렸다. 프랑스 메디치상을 비롯해 숱한 문학상을 받고..

경주서 하수관로 설치하려다…철솥에 담아 숨겼던 불교 유물 찾았다

경주서 하수관로 설치하려다…철솥에 담아 숨겼던 불교 유물 찾았다 김가연 기자 입력 2023.07.06. 10:16 경북 경주 사정동에 있는 사적 '경주 흥륜사지' 서쪽 부근에서 철 솥을 포함한 청동 공양구 54점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 솥 내부의 모습./연합뉴스 신라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절로 알려진 경북 경주 흥륜사 터 부근에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불교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주시와 춘추문화재연구원이 지난달 경주시 사정동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 조사를 하던 도중 통일신라~고려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담장지, 우물 등을 발견했다. 일대에서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기와, 토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 지름 약 65㎝, 높이 약 62㎝ 크기의 철솥도..

오정희 작가 반대 시위, 이런게 문학이고 예술인가

[朝鮮칼럼] 오정희 작가 반대 시위, 이런게 문학이고 예술인가 자기들이 직접 만든 블랙리스트 백서에도 ‘확인할 수 없었다’ 결론 보수 정권 때 작은 감투 하나 썼다고 문인이 문인을 망신주고 공격하고 그나마 플래카드 맞춤법도 틀려 도대체 문학은, 예술은 무엇인가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철학 입력 2023.06.21. 03:10업데이트 2023.06.21. 08:56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 앞에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이 서울국제도서전 오정희 홍보대사 자진사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마르 시대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는 관객이 몰입하고 배우와 일체감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향유하는 전통적인 연극에 반대했다. 배우가 갑자기 관객을 향해 말을 건다거나, 연..

고려시대 ‘묘법연화경’ 日서 귀환

금빛으로 쓴 부처의 가르침... 고려시대 ‘묘법연화경’ 日서 귀환 금·은가루로 불교 경전 써내려가 융성했던 고려 사경 문화 보여줘 허윤희 기자 입력 2023.06.15. 22:52업데이트 2023.06.16. 02:46 1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김종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일본에서 돌아온 '묘법연화경'을 소개하고 있다. 접었을 때는 가로 9.5cm, 완전히 펼치면 10.7m에 달한다. /박상훈 기자 “이 경(經)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1200가지 혀의 공덕을 얻으리니….” 불심(佛心) 가득한 종이를 펼치니 무려 10.7m에 달한다. 쪽물 들인 감지(쪽빛 종이) 위에 금가루·은가루로 간절하게 불교 경전을 써 내려간 고려 시대 사경(寫經)이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