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전문가칼럼 [최영미의 어떤 시] [150] 눈보라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12.18. 03:00 일러스트=박상훈 눈보라 들판에서 눈보라를 만나 눈보라를 보내네 시외버스 가듯 가는 눈보라 한편의 이야기 같은 눈보라 이 넓이여, 펼친 넓이여 누군가의 가슴속 같은 넓이여 헝클어진 사람이 가네 그보다 더 고독한 사람이 가네 그보다 더 기다리는 사람이 가네 눈사람이 가네 눈보라 뒤에 눈보라가 가네 -문태준 (1970~) ‘눈보라’로 이런 시도 쓸 수 있구나. 강한 바람에 눈이 날려 시야가 흐려지고 심할 때는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실내에 앉아, 카페의 유리창 밖에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는 것은 기분 좋은 낭만이지만, 세찬 눈보라 치는 바깥을 걸어가는 일은 피하고 싶다. 어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