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2/16 9

전세계 단 3점… 고종이 선물한 자개장 미국서 돌아왔다

전세계 단 3점… 고종이 선물한 자개장 미국서 돌아왔다문화일보입력 2024-12-06 11:34업데이트 2024-12-06 11:47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이 헐버트 가문이 보유해 온 3층 나전 자개장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진 헐버트기념사업회장, 본보에 첫 실물 공개황실서 만든 나전흑칠삼층장독립위해 헌신 헐버트에 하사1890~1900년에 만들어진듯전통과 근대 어우러진 희귀품보존상태 좋고 면무늬 등 독특“고종이 외국인에게 선물로 준 나전칠기 자개장 3점 중 하나이니 그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재작년에 헨리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1858∼1902) 후손이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한국으로 돌아온 ‘나전흑칠삼층장(螺鈿黑漆三層欌)’과 양식이 비..

유물과의 대화 2024.12.16

“현대사 옥죈 ‘너는 어느 편이냐’… 이젠 벗어나야”

“현대사 옥죈 ‘너는 어느 편이냐’… 이젠 벗어나야”문화일보입력 2024-12-10 11:40업데이트 2024-12-10 11:48이근배 시인은 “인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를 써야 한다는 게 평생의 화두였다”며 “죽기 전에 마음에 꼭 드는 시 한 편을 쓰고 싶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다”고 했다. ‘월간시인’ 제공■ ‘64년 문단생활’ 육성 회고록 펴낸 이근배 시인스승으로 모신 김동리·서정주박정희를 박첨지로 부른 구상김지하 숨겨준 이종찬 등 일화“독립운동한 아버지가 평생 힘지금도 소설로 신춘문예 꿈꿔”그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중앙일간지 신춘문예 7관왕. 1961년부터 1964년까지 시조, 동시, 시 분야에서 이룬 일이다. 그 사이에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 3번을 받은 것까..

“시를 통해 위로천사 역할 할 수 있어서 감사”

“시를 통해 위로천사 역할 할 수 있어서 감사”문화일보입력 2024-11-22 11:39업데이트 2024-11-22 11:52이해인 수녀는 “60년을 수도자로 살며 시인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심부름 천사 역할을 한 스스로가 대견스럽다”고 했다. 이해인 수녀 SNS■ 수도원 입회 60주년 기념… 콘서트 주인공 이해인 수녀“입회전부터 언니와 신앙 편지환속않고 평생 수도자로 살아거기다 글도 쓰니 스스로 대견모두 향기 가득한 삶 살아가길” 이해인 수녀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언제나 그 여운이 길다. 밝은 목소리로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빠른 어조로 활기차게 말하는 편이다. 대화 도중 자주 웃음을 터트려 듣는 이의 가슴에 환한 기운을 불어넣는다.알려진 것처럼 그는 지난 2..

[18] 무덤가 마을에 살고 있어요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18] 무덤가 마을에 살고 있어요 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8.29. 00:01   곁에서 파리쫓는 것도 오늘이마지막인가寝(ね)すがたの蠅追(はえお)ふもけふがかぎり哉(かな)잇사(一茶·1763~1828)는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있다. 숨을 헐떡이며 오늘인가, 내일인가, 이 세상과 이별할 날을 겸허히 기다리는 아버지 곁에서 손으로 휘휘 파리를 쫓으며 이 시를 썼다.아무리 맛있는 것을 가져와도 먹지 못하고,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보고 들을 기운이 없는 병든 아버지에게 자식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는 파리를 쫓는 일뿐. 그조차 오늘이 마지막이겠구나.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아버지 임종 일기’에 낱낱이 적혀 있다. 한 달여간 아버지를 간병하며 기록한 작별 일기다. ..

[205] 오괴오합(五乖五合)

[정민의 세설신어] [205] 오괴오합(五乖五合)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4.09. 23:15   조희룡(趙熙龍·1789~1866)이 '한와헌제화잡존(漢瓦軒題畵雜存)'에 쓴 짧은 글이다. '어제도 할 수 없고 오늘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삼가 마음이 열리는 길한 날을 가려 선생의 축수를 위해 바칠까 합니다. 난 하나 바위 하나 그리기가 별 따기보다 어렵군요. 참담하게 애를 써 보았으나 허망함을 느낍니다. 비록 아직 못 그리긴 했지만 그린 것과 다름없습니다.'부탁받은 그림을 그리긴 해야겠는데, 붓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화가의 그림이나 글씨가 붓과 종이만 주면 공장에서 물건 찍듯 나오는 줄 알면 오산이다.당나라 때 서예가 손과정(孫過庭)은 '서보(書譜)'에서 글씨가 뜻대로 될..

최장수 공연예술단체동춘서커스 100년

동춘서커스 100년… 곡예사는 오늘도 천막 극장 허공으로 몸을 던진다[아무튼, 주말]최장수 공연예술단체동춘서커스 100년대부도=박돈규 기자입력 2024.12.14. 00:40업데이트 2024.12.15. 06:30    동춘서커스 천막 극장 안에서 가장 고난도 묘기 '생사륜'이 펼쳐지고 있다. 커다란 두 바퀴가 돌기 시작했고 두 곡예사가 안으로 들어갔다. 빠르게 움직이는 바퀴 안에서 구르기부터 바퀴 밖을 달리며 재주를 넘기까지 아슬아슬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서커스에 대한 추억이나 호기심이 있다면 경기 안산시 대부도로 갈 일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시화방조제를 건널 때 왼쪽으로 시화호가, 오른쪽으로 서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화호 안에는 상상 속 거인처럼 송전탑이 줄지어 서 있다. 썰물 때라 바다..

서 있는 사내 1

서 있는 사내 1  고령에서 가야 넘어가는 고갯길에 그가 서 있다. 절벽 같은 뒷모습을 남긴 채 저 아래 아득한 세상으로 투신이라도 할 듯이 잠시 망설이는 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른다.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돌릴 듯도 한데 간신히 지탱해온 몸이 와르르 무너질지도 모를 일 그러나 아직도 저 차가운 돌의 미소 속에는 용암이 들끓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안다. 날개가 떨어져 나가고 비록 남루 한 벌로 세상을 지나왔지만 이 쑥굴헝이 되어버린 맹지에 버리고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버리지는 않았다. 무너져 내릴지언정 굴신하지 못하는 탑이라는 이름의 사내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3, 끝)

[나무편지]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3, 끝)  ★ 1,264번째 《나무편지》 ★   아직 세상 하수상하여도 지금은 ‘아침’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이어온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남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죽음의 고비를 간신히 넘어서서 살아남아, 마침내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의 긴 이야기는 지난 번 《나무편지》에서 두 차례로 나누어 말씀드렸습니다. 충분하달 수는 없어도 대강의 흐름은 알 수 있으셨을 겁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게 있으면 따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아는 한, 혹은 더 알아볼 게 있다면 더 알아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 나무를 돌아볼 때면 떠올릴 수밖에 없는 한 사람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셋으로 나누어 전해드린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