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2/12 3

[204] 고보자봉(故步自封)

[정민의 세설신어] [204] 고보자봉(故步自封)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4.02. 23:12   청말 양계초(梁啓超)가 '애국론(愛國論)'에서 말했다. "부인네들이 십년간 전족(纏足)을 하다 보니 묶은 것을 풀어주어도 오히려 다닐 수가 없다. 그래서 예전 걸음으로 스스로를 얽어매고 만다." 옛 걸음으로 스스로를 묶는다는 고보자봉(故步自封)이란 말이 여기서 나왔다.어릴 때부터 여자 아이의 발을 꽁꽁 동여매 발의 성장을 막는다. 성장하면서 발등의 뼈가 휘어 기형이 된다. 전족은 근대 중국의 낙후성을 나타내는 한 상징이었다. 뒤에 여성을 압제에서 해방한다면서 전족을 풀게 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미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발을 꽁꽁 싸맨 천을 풀자 지지해줄 것이 없어 통증만..

실제로 있지 않은 것을 기대하는 ‘실패자’의 운명

실제로 있지 않은 것을 기대하는 ‘실패자’의 운명중앙일보입력 2024.12.03 00:37소설 『스토너』 - 어떤 인문학자의 초상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논문을 양산하기 위해 부심하는 일, 연구비 수주에 전전긍긍하는 일, 대학 랭킹에 민감한 일, 행정 보직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일, 학술기관 회원이 되어 보조금을 타는 일, 정계에 진출하는 일, (준)연예인이 되는 일. 이런 일들이 그 자체로 나쁜 일은 아니지만, 인문학 교수가 하는 특징적인 일은 아니다. 당신이 경험한 한국의 인문학 교수들은 주로 저런 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혹시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어떤 유형의 인문학자를 만나보지 못한 것이다.세상과 불화하며 성공·인기 무심사라진 전형적 인문학자상 조명인문학 핵심은 삶에 대한 에로스그 에로..

김영민 칼럼 13:34:26

오늘에 생각해 보는 맹자의 ‘방벌’과 다산의 ‘탕론’

오늘에 생각해 보는 맹자의 ‘방벌’과 다산의 ‘탕론’중앙일보입력 2024.12.12 00:20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동양사회는 고대부터 인의(人義)를 숭상하던 세상이었다. 그래서 지도자는 인의의 정치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라의 주인인 백성들이 일어나 지도자를 쫓아내거나 쳐부수는 수밖에 없었다. 맹자의 방벌론(放伐論)은 그런 정치철학에 근본을 둔 민본사상이었다. 그래서 탕왕(湯王, 은나라 초대왕)과 무왕(武王, 주나라 초대왕)이 걸(桀, 하나라 폭군)과 주(紂, 은나라 폭군)를 방벌(폭군을 쫓아냄)했던 것을 정당한 주권(主權)의 행사로 여겼던 맹자를 공자에 버금가는 아성(亞聖)으로 여기는 이유였다.지도자는 인의의 정치를 해야맹자의 철학 더 발전시킨 다산천자도 민중 협의로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