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2/10 8

[69] 스케일링 법칙의 종말?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69] 스케일링 법칙의 종말?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입력 2024.12.02. 23:54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생성형 인공지능에는 ‘스케일링 법칙’이라는 게 있다. 사실 ‘법칙’이 아닌 알고리즘 자체의 개선보다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 규모, 그리고 거대 언어 모델의 변수 개수가 성능 향상에 훨씬 큰 영향을 준다는 경험을 통한 ‘관찰’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겠다.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법칙’이다. 단순히 더 많은 부품을 사용한다 해서 더 좋은 자동차나 비행기가 갑자기 등장하지는 않는다. 더 좋은 기계가 나오려면 더 뛰어난 설계와 방식이 당연히 필요하겠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만은 다르다. 알고리즘과 구조가 거의 같지만, 모델을 키우기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김대식의 과학 2024.12.10

뽑히고 떠돈지 113년… 깎이고 부서진 뒤에야… 탑의 귀향이 허락되다

뽑히고 떠돈지 113년… 깎이고 부서진 뒤에야… 탑의 귀향이 허락되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2-05 09:36업데이트 2024-12-05 14:08강원 원주 부론면의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안에 세워진 지광국사탑. 창으로 환한 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자리에 11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탑이 서 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애처로워 더 마음가는 남한강변 ‘폐사지’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일제때 무단반출 뒤 9곳 전전거북이 등으로 짊어진 탑비비누 다루듯 조각한 솜씨 압권비워진 아름다움 절정 거돈사지중앙엔 잘 생긴 삼층석탑 우뚝이제야 발굴 시작한 흥법사지탑비는 대장간서 쓰다 산산조각고려 3대 사찰 여주 고달사지용이 친친 감은 승탑 화려해가는 길이 예쁜 충주 청룡사지강변·오솔길 초록융단 깔린..

유물과의 대화 2024.12.10

[17] 유유히 마음 가는 대로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17] 유유히 마음 가는 대로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8.07. 23:50업데이트 2024.08.26. 15:40  대자로 누워잠이 드는 시원함쓸쓸함이여だいじ ね すず さび大の字に寝て涼しさよ淋しさよ헉헉, 더워도 너무 덥다. 밖에 나갔다가는 “여름아, 살려줘!” 소리를 지르며 집으로 달려드는 요즘이다. 들어오면 제일 먼저 냉장고를 열어 꿀꺽꿀꺽 냉수를 마신 뒤, 땀에 젖은 옷가지를 벗어던지고 찬물로 샤워한 다음, 살에 닿는 면적이 최소인 옷을 입고 까끌까끌한 이불 위에 대자로 드러눕는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선풍기가 부드러운 바람을 내뿜으며 차가워진 온몸을 훑어갈 때면 그제야 찾아드는 평화. 아아, 살 것 같네.한여름, 대자로 누워 잠이 드는 시원함에는 억만금을 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오늘 개막

초미니 금동손·맹꽁이 벼루… 큐레이터들이 콕 집어낸 유물들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오늘 개막경주=허윤희 기자입력 2024.12.10. 00:32업데이트 2024.12.10. 09:13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손. 손 길이 4.8㎝. /허윤희 기자“나는 오른손입니다. 팔에서 떨어져 나온 지는 오래되었어요. 왼손도, 몸체도, 나 말곤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부처의 금동 손바닥이 덩그러니 공중에 떠 있다. 손 길이 4.8㎝. 몸체는 어디로 갔을까. 통통한 네 손가락을 곧게 편 모양새, 손바닥을 가로지르는 손금까지 디테일한 묘사가 갖가지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경주 월지에서 발견된 이 손은 꽤 오래 전시실에 진열돼 있었지..

산행, 길동무

산행, 길동무 배성희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북한산 자락의 대동문에 등산객들의 움직이는 창밖 풍경이 보일 때면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종종 산행에 나서곤 했다.어릴 적엔 산은 내게 생소한 단어였지만 중년의 문턱에서 연인을 그리워하듯 늘 허기진 모습으로 산을 사모하는 여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늘 정장만을 고집하고 주름 진 옷이나 땀에 젖은 옷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깔끔했던나였다. 첫 산행할 때 입었던 헐렁한 등산복은 무거웠던 삶의 짐을 벗어 놓은 듯 편안하고 좋았다. 사춘기 소녀처럼 폴짝폴짝 뛰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느긋한 산 여인이 되게 했다.사람에게 깊은 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연을 동경하는 나의 사고思考는 아마도 어릴 적 학교 사택에서 ..

산문 읽기 2024.12.10

대설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8] 대설 문태준 시인입력 2024.12.09. 00:07업데이트 2024.12.09. 00:57   일러스트=양진경대설 소나무우산살이 부러졌다전봇대로 나앉아 잔뜩 움츠린 직박구리가 오석 같다목동처럼 저녁이 와서 흩어진 어둠을 불러 모으는데감나무 가지에 간신히 몸을 얹은 박새 고갯짓이 조급하다굴뚝새는 물수제비뜨듯 집집으로 가물가물 멀어져 가고 포롱, 포롱, 포롱…참새, 멧새, 딱새, 곤줄배기도 부산하다 -김영삼(1959-) 한 그루 소나무는 먼발치에선 둥글게 펼친 우산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소나무의 가지가, 비유하자면 우산의 우산살이 대설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만 뚝, 부러졌다. 나뭇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큰 눈이니 나무에 깃들어 있던 새들의 움직임이 부..

공부할 시 2024.12.10

어느날 오른손이 브로콜리로 변한 남자

어느날 오른손이 브로콜리로 변한 남자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4.12.09. 11:51업데이트 2024.12.10. 00:05   어느날 아침 갑자기 손이 브로콜리로 변해버린 남자가 있다. 이유리의 단편 ‘브로콜리 펀치’에 나오는 남자에게 일어난 일이다.브로콜리.화자가 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병원이 가자 사람들은 ‘어머 브로콜리 저거 정말 오랜만에 보네’, ‘저렇게 큼직한 브로콜리가 되다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는걸’이라고 한마디씩 하느라 시끄럽다. ◇결이 다른 이유리식 판타지 소설 사람의 손이 브로콜리로 변했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이유리 소설에서 이 정도는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에 있는 다른 소설에선 죽은 아버지가 나무로 변신해 연애까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