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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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봉선사 종소리에 답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2. 24. 12:50

봉선사 종소리에 답함

 

 

봄밤 아득하게 피어나 홀로 얼굴 붉히는 꽃처럼

여름 한낮 울컥 울음 쏟아내고 가는 소나기처럼

가을이 와서 가을이 깊어서

제 몸을 스스로 벗는 나뭇잎처럼

잊지 않으려고 되내이다 하얗게 삭아버린 이름

한 겨울의 눈처럼

 

쿵과 두우웅 사이

 

나는 빈 찻잔에

소리의 그림자를 담는다

눈으로

적막의 눈으로 소리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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