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종소리에 답함
봄밤 아득하게 피어나 홀로 얼굴 붉히는 꽃처럼
여름 한낮 울컥 울음 쏟아내고 가는 소나기처럼
가을이 와서 가을이 깊어서
제 몸을 스스로 벗는 나뭇잎처럼
잊지 않으려고 되내이다 하얗게 삭아버린 이름
한 겨울의 눈처럼
쿵과 두우웅 사이
나는 빈 찻잔에
소리의 그림자를 담는다
눈으로
적막의 눈으로 소리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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