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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오대산 선재善財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2. 2. 13:59

오대산 선재善財길

 

 

어디에 닿을지 뻔히 알면서도

길을 묻는다

어느 사람은 비로毘盧로 가는 중이라고 했고

어느 사람은 내세來世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혼자 걸으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의 목소리를 벗할 수 있고

여럿이 걸으면 푸른 하늘이 팔랑거리는 빨랫줄처럼

출렁거리는 손길을 마주잡을 수 있다

무심하게 지나치는 전나무들

도저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냇물이

이십 리 길인데

선지식善知識을 멀리 찾는 어리석음으로 이미 저녁이다

어느 사람은 오르는 길이 마땅하다 하고

어느 사람은 내려가는 길이 가볍다 하였다

 

아무렴 어때!

오대산 선재길은

내가 만든

내 마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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