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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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염막鹽幕을 지나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2. 20. 14:40

염막鹽幕을 지나며

 

 

수평선 너머 난바다가 가슴속으로 밀려들어 온 날부터

행복한 천형天刑은 시작되었다

 

푸르고 울렁거리는 그 말

바다의 살을 발라내는 한여름이 지나고

저녁노을

그 불길의 그림자를

허물어져 가는 창고 쪽으로 늘어뜨리자

그제야 바다는 남김없이 제 몸을 화염에 던져주었다

 

사리로 남은 흰 꽃

발이 없어도 천 리를 가고

생의 행간에 슬며시 발자국을 남기는 법

 

염막 같은 한 사내가 수없이 되뇐 빛나는 눈물 속에는

독과 약이 함께 부화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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