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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이 '굴러온 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2. 3. 23:40

고은 시인이 '굴러온 돌'?

한겨레 | 입력 2015.12.03. 22:16

[한겨레]수원 문인협회, ‘출신’ 이유로 문학관 건립 반대…설립위 “안타깝다”

한국 문단의 원로인 고은 시인을 기리는 고은문학관 건립에 대해 지역 일부 문인들이 고은 시인을 ‘굴러온 돌’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고은문화재단설립위원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문화예술 및 학계 인사 80여명은 고은문화재단설립위원회(회장 권영빈·한국고전번역원 이사장)를 지난달 23일 꾸리고 수원에 고은문학관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은문학관은 고은 시인의 문학작품과 관련 자료 수집,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사업 등을 벌이게 된다.

이에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원시가 고은문학관을 위해 부지를 제공하기보다는 나혜석 등 수원 출신 문학인들을 위한 문학관을 건립하라”고 촉구했다. 또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세상이지만 왜 이러한 굴러들어온 인사(수원이 고향이 아닌 고은 시인)에게 시민 혈세를 낭비하냐”고 비판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 20여년간 안성시에서 살며 창작활동을 해오다 ‘인문학 도시’를 내건 수원시의 요청에 따라 2013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해 3년째 머물고 있다.

때문에 ‘수원 출신론’이 지나친 텃세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고은문화재단설립위원회 사무국장인 오춘옥 시인은 “건축비는 민간과 기업 기부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문학관은 장소에 의해 결정된다. 가령 문인의 출생지나 집필지, 또는 수원처럼 고은 시인이 현재 머무는 곳도 가능하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분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원시 문화예술과 최승래 팀장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처럼 민간이 자체 기금으로 건물을 건축해 기부채납할 경우 시가 부지 사용권을 줄 수 있다. 고은문학관이나 지역문인들의 문학관 건립 시 동일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