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김 명예교수는 노사정위원장도 지낸 노동문제 전문가다. 동떨어진 분야에 도전한 이유를 묻자 “고등학교 때 문학에 꿈이 있었다. 정년 퇴임하자 잠재돼 있던 욕망이 살아났고, 나이가 들어선지 자꾸 옛일을 회상하게 돼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써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고령화 시대에 할 일이 없어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는데 앞으로 책 읽고 사색하며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소설 내용은 자전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두 여성 인물의 모델이 된 실제 여성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소설 문장이 자꾸 논문처럼 논리적으로 흐르곤 해 쓰기를 중단하고 다른 소설들을 엄청 읽어댔다”며 “써보니까 정치학보다 문학이 훨씬 재미있고 성향에도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등단작 말고도 써 둔 단편이 몇 편 있는데 앞으로 몇 편 더 써서 내년 말쯤 소설집을 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