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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김호진 전 장관, 소설가로 등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1. 26. 11:50

 

 

76세 김호진 전 장관, 소설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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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호진(76·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소설가로 등단했다. 문학 계간지 ‘문학의식’ 가을호가 발표한 소설 부문 신인상을 통해서다. 등단작은 단편 ‘겨울 안개’.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문경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20대 초반의 남성 주인공이 같은 학교 양호 여교사 차 선생, 하숙집 처녀 정숙 사이에서 방황하다 결국 둘 다 놓쳐 버리는, 젊은 시절 미숙하지만 뜨거운 연애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심사를 한 소설가 안혜숙·정소성씨로부터 “요즘 소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원시적인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하고 소설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진지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와이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김 명예교수는 노사정위원장도 지낸 노동문제 전문가다. 동떨어진 분야에 도전한 이유를 묻자 “고등학교 때 문학에 꿈이 있었다. 정년 퇴임하자 잠재돼 있던 욕망이 살아났고, 나이가 들어선지 자꾸 옛일을 회상하게 돼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써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고령화 시대에 할 일이 없어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는데 앞으로 책 읽고 사색하며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소설 내용은 자전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두 여성 인물의 모델이 된 실제 여성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소설 문장이 자꾸 논문처럼 논리적으로 흐르곤 해 쓰기를 중단하고 다른 소설들을 엄청 읽어댔다”며 “써보니까 정치학보다 문학이 훨씬 재미있고 성향에도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등단작 말고도 써 둔 단편이 몇 편 있는데 앞으로 몇 편 더 써서 내년 말쯤 소설집을 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