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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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상파울루에서 꽃핀 한국미술…최초 국제전 심사위원 김병기, 특별전 김환기

60년전 상파울루에서 꽃핀 한국미술…최초 국제전 심사위원 김병기, 특별전 김환기중앙일보입력 2025.03.11 11:00권근영 기자 '김병기 3주기 기념전: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 전시 전경. 이응노(앞줄)와 김환기가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했거나 비슷한 시기와 경향의 작품을 모았다. 사진 가나아트센터 김병기 상파울루에서 오다. 코리아에 또 '명예상'이 이응노 씨 작품에.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국제심사원에 끼다(김병기). 환기 작품이 상파울루 비엔날레 미술관에 수장되다." (1965년 9월 10일 김향안의 일기) 담담하게 적은 넉 줄에 감격이 묻어난다. 김환기의 아내 김향안이 60년 전 뉴욕에서 남긴 일기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비엔날레는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무대에 본격 진출하는 전환..

'평안감사 도과 급제자 환영도'

구멍 1만개 메우고, 순서 맞추고… 고국서 되살린 19세기 잔칫날'평안감사 도과 급제자 환영도'오늘부터 31년 만에 국내 공개美 피보디에식스 박물관 소장 유물리움서 1년 넘게 복원·새 이름 붙여 허윤희 기자입력 2025.03.11. 00:51업데이트 2025.03.11. 06:14   미국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이 소장한 19세기 ‘평안감사 도과 급제자 환영도’ 8폭 병풍이 98년 만에 옛 모습과 이름을 되찾았다. 폭 5.07m, 높이 1.71m. 낱장으로 뜯어지고 벌레 먹어 1만 개의 구멍이 뚫려 있던 그림이 1년 4개월간의 보존 처리 후 10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1826년 어느 날, 평양에서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말을 탄 두 젊은이를 둘러싸고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거리엔 구경 나온 인파가 가득했다..

유물과의 대화 2025.03.11

96세 기타, 96세 그림 시작… 취미가 일본 100세인들 살아있게 한다

96세 기타, 96세 그림 시작… 취미가 일본 100세인들 살아있게 한다[김철중의 생로병사]김철중 의학전문기자입력 2025.03.11. 00:02업데이트 2025.03.11. 09:49  그래픽=정인성 일본 공영방송 NHK는 올해 방송 100주년을 맞아 얼마 전 100세 장수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일본에는 현재 100세 이상 고령자가 9만5119명 있다(2024년 9월 기준). 인구비를 감안하면 우리보다 대략 5배 많다.NHK는 백세인 100명을 찾아가 건강 비결을 분석했는데, 3가지로 압축했다. 첫째는 염증을 줄이고 노화를 억제하는 양배추 등 식이섬유를 매일 많이 섭취했다. 둘째는 하루 종일 뭔가를 하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셋째는 어울림이다. 여러 사람과 두텁고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나무편지] 봄 오는 소리에 마음 설레는 삼월의 한가운데에서

[나무편지] 봄 오는 소리에 마음 설레는 삼월의 한가운데에서   ★ 1,278번째 《나무편지》 ★   지난 해 이맘 때에는 매화 꽃내음을 찾아서 광양 매화마을의 활짝 핀 매화 꽃그늘을 걸었습니다. 올에도 광양시에서는 엊그제 주말에 광양 매화축제를 시작했습니다만, 꽃은 채 피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입니다. 매화 꽃망울이 봄을 채비해야 하는 길목에서 난데없는 추위가 닥쳐온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진 지난 2월 중의 추위가 유난스러웠던 탓입니다. 매화 뿐 아니라, 벚나무 목련 산수유 등 봄꽃의 개화가 전반적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기상청에서 해마다 이 즈음에 발표하는 ‘봄꽃 개화 예상도’에서 예측한 올 봄 꽃들의 개화 시기는 죄다 조금씩 늦은 편입니다.   기상청의 예측이..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중앙일보 입력 2025.03.10 00:30업데이트 2025.03.10 13:22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2025년. 21세기가 4분의 1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인류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미국 현대사를 ‘진보 시대’(1930~1960년대)와 ‘보수 시대’(1980~2008년 금융위기)로 구분한 바 있다. 이 역사 인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진보 시대가 ‘복지국가 시대’였다면, 보수 시대는 ‘신자유주의 시대’였다.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열린 것은 ‘포퓰리즘 시대’다. 미국 ‘트럼프주의’에서 프랑스 ‘국민전선’,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형제들’, 스페인 ‘포데모스..

문화평론 2025.03.10

"움푹 팬 곳에 쏘가리 살더라"…단양 도담삼봉 침식 정밀조사

"움푹 팬 곳에 쏘가리 살더라"…단양 도담삼봉 침식 정밀조사중앙일보입력 2025.03.09 12:59업데이트 2025.03.09 13:06최종권 기자 단양 도담삼봉 중 가장 작은 봉우리인 첩봉(빨간 원) 아래 물 속에서 침식 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단양군이 수중 정밀 조사에 나선다. 뉴스1수중·동굴 전문가 4월께 도담삼봉 탐사 충북 단양군에 있는 도담삼봉의 물 밑 암반이 침식됐다는 우려에 단양군이 수중 정밀 조사에 나선다.단양군은 오는 4월~5월께 매포읍 단양강에 있는 도담삼봉 일대에 대한 수중 조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탐사에는 지질학자와 수중·동굴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단양군 관계자는 “도담삼봉 수중 침식현상이 심각하다는 주민 여론과 민원이 잇달아 제기돼 정밀조사를 하게 됐다”며..

카테고리 없음 2025.03.10

'새문안교회'의 '새문'은 도대체 언제 생긴 문인가

[유석재의 돌발史전] '새문안교회'의 '새문'은 도대체 언제 생긴 문인가알고보니 그 '新'자는 하나도 새롭지 않았다유석재 기자입력 2025.03.07. 00:00업데이트 2025.03.07. 15:14   유석재의 돌발史전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194일제가 철거하기 전 돈의문의 모습. 지금의 서울 종로구 정동 사거리에 있었다. 일제는 1915년 전차 궤도를 복선화하면서 이 문을 철거했다. 서울시는 2035년까지 돈의문을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시 서울에서 속칭 ‘광화문 네거리’라 부르는 곳은 광화문이 정면에 보이지만 사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세종로 사거리’입니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난 8차선 대로를 ‘신문로’라고 합니다.그런데 ..

카테고리 없음 2025.03.07

세종조의 명재상 허조 삼대의 삶과 죽음

폭력 앞에 굽히지 않았으나 군주에 따라 삼대 운명 엇갈려중앙일보 입력 2025.03.07 00:20세종조의 명재상 허조 삼대의 삶과 죽음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천도(天道)란 가득 차면 비우는 법, 별 공덕이 없는 내가 신하 중에 제일 높은 지위를 차지했는데 아들 또한 요직에 오르니 걱정이구나.” 세종대의 명재상 허조(許稠, 1369~1439)는 아들 허후(許詡)의 승진을 축하하는 사람들 틈에서 홀로 근심 어린 빛을 띄웠다. 관직 생활 50년 노대신(老大臣)의 인생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황희와 함께 세종 치세 이룬 허조원칙 고수하며 자신 관리에 엄격목민심서 인용된 선정 베푼 허후백성들이 관찰사 교체 반대 상소허조는 태종·세종 총애 받았으나아들·손자는 포악한 정치에 희생     ..

인문학에 묻다 2025.03.07

옥돔을 먹다

해외여행은 커녕 바다 건너 제주도도 10년쯤 궁리해야 갈듯말듯하고요자랑할것이 없어 늘 뒷자리에 앉아 있는 처지이지만 가끔은 정말 감격하는 일이 있어 좀 더 살아야겠다고 염치불구 말씀 올립니다.제가요~어제 저녁에 제주산 옥돔구이를 먹었어요 백년 전쯤 먹어봤는데 그 맛을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뼈까지 씹어먹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태평양건너 사는 막내 여동생이 홈쇼핑인가 뭔가에 주문해서 보내왔더라고요이상입니다.제가 이상한가요?

내가 생각하는 시 혹은 그 고민들

내가 생각하는 시 혹은 그 고민들신용목(시인)시는 우리를 둘러싼 메마르고 거친 현실을 뛰어넘는 어떤 것입니다.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현실을 통과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늘 ‘예쁜 시’는 좋은 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올바른 말, 문득 깨닫게 된 어떤 것들에 대해 쓰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시들은, 우리를 현실 너머로 안내하기보다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아름답습니다. 질문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시는 어떻게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가? 이것은 얼핏 너무 빤해서 무의미한 질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질문들이 빤해 보이는 것은 빤한 해답이 이미 있어서가 아니라 해답 없는 질문이 숱하게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색하고 다시 물어야 합..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줄까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줄까날이 어두워진 줄 알았더니 내 눈이 어두워진 것이었다먼 길을 갈 수 있는 힘은 누가 호명해줄까 기다리는 것눈물이 앞 서 간 자리를 발자국이 덮어주는 것그러니 나는 사라져 가는 것이다간을 빼 놓고 화로 같은 심장을 꺼내놓고나도 모르는 사이에 커다란 입만 허공에 벌린빈 자루가 되었던 모양이다.누가 내 이름을 부르나돌아보면 헛헛한 웃음 지으며 사라지는 바람더러운 곳을 향해 내려가는 시냇물 소리어디엔가 모질게 걸려 헛바퀴 돌듯뒷걸음질치며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누가 내 이름을 불러줄까   ⊙ 발표문예지 :문학의 즐거움  ⊙ 수록시집명 :  ⊙ 수록산문집 :  ⊙ 수록동인집 :  ⊙ 수상문학상 :  ⊙ 발표일자 : 2005년05월   ⊙ 작품장르 : 현대시  ⊙ 글 번 호 : 195220   ..

[24] 가볍고도 무겁고 기다려지다가도 지긋지긋한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4] 가볍고도 무겁고 기다려지다가도 지긋지긋한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1.27. 23:58업데이트 2024.11.28. 04:57  첫눈 내리네수선화 잎사귀가휘어질 만큼初雪(はつゆき)や水仙(すいせん)のはのたわむまで 밤새 내릴 모양이다. 첫눈 예보가 있었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자정 무렵, 하늘에서 희끗희끗 보드랍고 촉촉한 것이 한 잎 두 잎 날리기에 탄성을 질렀다. 와, 첫눈이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처럼 반갑다. 지금 자는 사람들은 아마 못 볼 거야. 곧 녹을 테니까. 첫눈은 그런 거니까. 아무도 모르게 잠깐 내리다가 그치는 거니까. 지금 절기는 소설(小雪)이 아닌가. 눈이 작게 조금만 내리는 때다.어라, 눈발이 점점 더 거세지네. 새벽..

[219] 지만계영(持滿戒盈)

[정민의 세설신어] [219] 지만계영(持滿戒盈)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7.17. 03:04   공자께서 노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을 구경했다. 사당 안에 의기(欹器), 즉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그릇이 놓여 있었다. 묘지기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그릇인가?" "자리 곁에 놓아두었던 그릇(宥坐之器)입니다.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집니다. 이것으로 경계를 삼으셨습니다." "그렇구려." 제자에게 물을 붓게 하니 과연 그 말과 꼭 같았다. 공자께서 탄식하셨다. "아! 가득 차고도 엎어지지 않을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제자 자로(子路)가 물었다. "지만(持滿), 즉 가득 참을 유지하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따라내어 덜면 된다." "더는 방법은요?" "높아지..

경남 통영 좌도(佐島)

매화 곁에 돗자리 펴고 누우니… 작은 섬의 봄날은 느긋하여라[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3-06 09:16업데이트 2025-03-06 09:56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사령부가 있던 한산도의 제승당. 제승당 앞으로 깊이 들어온 만(灣) 안쪽의 푸른 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다. 뒤쪽 바다 가까이 있는 누각이, 이순신 장군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을 하던’ 바로 그 수루(水樓)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경남 통영 좌도 ‘탐매 기행’팝콘처럼 백매화 터진 좌도통영항서 배로 1시간40분 거리육지와는 다른 우람한 매화 가득1935년쯤 일본인 부부가 심고해방뒤 주민들도 곳곳에 씨 뿌려함께 들르면 좋은 한산도이순신 학익진 보여주던 문어포장작지~합포사이 윤슬 풍경 일품연도교 건너 추봉도..

정민 교수의 다산 정약용

18세기 지식인 연구하다 만난 '조선의 다빈치'… 언제나 그를 닮으려 했다[나를 있게 한 인연] [4] 정민 교수의 다산 정약용 유석재 기자입력 2025.03.05. 01:32업데이트 2025.03.05. 14:21  정민 한양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지금까지 쓴 다산 정약용 관련 저작을 탁자 위에 쌓아 보이고 있다. 그는 “정보 처리와 지식 편집 방법을 비롯해 늘 다산을 닮으려 했으나 미치지 못한 채 정년이 다 됐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이란 대(大)학자를, 많은 사람들은 그저 ‘실학자이자 목민심서의 저자’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산을 연구할 때 주로 ‘애민(愛民)’이란 주제로 접근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표적인 다산 연구자인 고전학자 정민(64) 한양대 국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