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3/24 8

봄꽃을 담은 명화

[신문은 선생님] [명화 돋보기] 눈 사이로 매화 찾아 나선 선비… 군자의 강인함 닮고자 했죠봄꽃을 담은 명화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3.24. 00:44업데이트 2025.03.24. 04:00  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꽃 소식이 들려옵니다. 겨우내 비쩍 말라 있던 나무에 물이 올라, 가지 위에 꽃봉오리들이 탐스럽게 솟고 있어요. 봄꽃 중에 우리 옛 그림 속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봄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용감한 매화랍니다. 조선의 옛 학자들은 매화를 덕망 높은 사람을 뜻하는 군자(君子)의 모습 중 하나라고 여겼고, 매화를 그림으로 그리고 시로 읊으며 그 의연한 자태를 닮고자 했지요.조선 시대 화가 중에서는 김홍도(1745~?)..

내 자식을 훈계할 자격

내 자식을 훈계할 자격젊은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늘 착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들은 여느 부모들처럼 웅변학원, 미술학원이니 하는 곳으로 아이들을 내몰지 않았고 늘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했다. 공부가 싫은 아이들을 억지로 책상 앞에 앉히는 일도 없었고, 아이들의 성적에 연연해하지도 않았다.그들의 소박한 바램은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서 평범하고 행복한 사회의 일원이 되는 일일 뿐, 아이들의 합리적이고 자연스런 성장을 위해 자신들의 사고를 맞춰 나갈 줄 아는, 어쩌면 이 시대에 그리 흔치 않은 부모였는지 모른다.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남편은 집안을 감싸고 있는 침묵과 암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는 잔뜩 주눅이 든 채로 구석을..

[221] 환이삼롱(桓伊三弄)

[정민의 세설신어] [221] 환이삼롱(桓伊三弄)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7.31. 03:03  진(晋)나라 때 환이(桓伊)는 뛰어난 피리 연주자였다. 그가 작곡한 '낙매화곡(落梅花曲)'이 유명했다. 이백(李白)은 "황학루 위에 올라 옥피리 빗기 불자, 5월이라 강성에서 매화꽃이 떨어지네(黃鶴樓上吹玉笛, 江城五月落梅花)"라 노래했다. 5월이면 꽃이 진작에 다 지고 매실이 주렁주렁 달릴 시절이다. 하지만 황학루에서 누군가 부는 젓대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갑자기 눈앞에서 난분분 날리는 매화 꽃잎의 환영을 보는 것만 같더라는 뜻이다. 허공으로 흩어지는 피리 소리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을 연상한 것은 참 대단하다. 이백은 이때 환이의 '낙매화곡'을 떠올린 것이 분명하다.하루는 왕휘지(王徽之..

소크라테스가 답하다 "팬덤·여론 정치가 세상 망친다"

소크라테스가 답하다 "팬덤·여론 정치가 세상 망친다"중앙선데이입력 2025.03.22 00:01업데이트 2025.03.22 06:51[박상훈 ‘고전으로 읽는 민주주의’] 플라톤의 『국가』인간이 대면해 온 정치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은 왜 자신을 통치할 국가를 필요로 하나. 통치자에게 위임된 권력과 피통치자가 가진 권리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나. 인간이 만든 정치체제는 왜 퇴행의 운명을 피할 수 없나. 정치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과업을 면제받은 인류는 지금껏 없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강력한 논변을 펼친 고전이 안 읽힌 시대도 없었다. 앞으로도 읽히고 또 읽힐 것이다. 학문이란 그런 고전을 두고 평생을 씨름하는 직업이다. 그 가운데 10권을 꼽아..

철학 강의실 2025.03.24

"딱 세쪽 읽고 충격"…다석의 깨달음 일기, 20년 만에 풀다

"딱 세쪽 읽고 충격"…다석의 깨달음 일기, 20년 만에 풀다중앙일보 입력 2025.03.14 00:22백성호 종교전문기자다석 유영모(1890~1981). 아침 한 끼는 하느님에게 드리고, 점심 한 끼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저녁 한 끼만 자신을 위해 먹었던 사람. 그래서 호도 ‘다석(多夕)’이다. 그는 40년간 일일일식(一日一食)하며 영성의 가르침을 남겼다. 씨알 사상의 함석헌과 김흥호 목사의 스승이기도 하다.다석학회 회장인 정양모(90) 신부가 최근 『다석일지』(총 3권, 도서출판 길)를 출간했다. 무려 20년에 걸친 대작업이었다. 10일 경기도 용인의 자택에서 정 신부를 만났다. 그에게 ‘다석’을 물었다.정양모 신부는 "내 몸에 한국인 피가 흐르니까, 서양에서 배운 것 가지고 만족이 안 되더라. 늘..

인문학에 묻다 2025.03.24

주머니도 발걸음도 가볍게 즐기는 제주

가성비 숙박 챙기고, 가심비 봄꽃 채우고… 3월에 혼저옵서예[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3-13 09:25업데이트 2025-03-13 16:44제주 남원읍 수망리의 ‘덕덜생이’ 주변의 동백숲이 터널을 이뤘다. 심어 기르는 향나무와 다매, 동백이 한데 어우러진 숲이다. 숲이 워낙 근사해서 웨딩 촬영지로 인기 있는 곳이다. 애기동백(다매)이 붉은 꽃잎을 날리며 져버린 이즈음은 호젓하지만, 지금 가면 숲 주변에서 토종 동백을 볼 수 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주머니도 발걸음도 가볍게 즐기는 제주이보다 쌀수 없다목~토요일 항공권 3만원 수준고급 타운하우스는 10만원대신학기·취업시즌에 비성수기1년 중 ‘경비 부담’ 가장 적어지금이 딱이로다은은한 香 멀리 퍼지는 백서향제주 토종동백도 3월이면 만개..

[나무편지] 봄을 가장 먼저 노래하는 꽃, 산수유 꽃의 머뭇거림이 ……

[나무편지] 봄을 가장 먼저 노래하는 꽃, 산수유 꽃의 머뭇거림이 ……   ★ 1,280번째 《나무편지》 ★   그곳의 산수유는 다 피었나요? 낮 기온이 26.8도(22일, 경남 의령)까지 올라가는 한여름 날씨의 3월, 산수유는 이미 개화를 마쳤어야 하겠지요. 낮 기온과 20도 정도 차이나는 낮은 아침 기온을 핑계로 머뭇거릴 여유는 없습니다. 날씨 변화를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운 시절이지만 아마도 낮 기온 27도까지 올라가는 한여름 날씨가 금세 예년의 봄 날씨로 돌아가지 않을 건 분명해 보이니까요. 주말의 낮 기온은 평년에 비해 10도 이상 높은 거였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곳곳의 산불 소식까지, 심상치 않은 이 땅의 날씨 사정이 불안을 넘어 두려움을 자아내는 날들입니다.   지난 주에는 ..

유적지

유적지꾹꾹 눌러써도 흐려진 연필 글씨처럼쌓으려해도 스스로 몸을 허물고 간 바람이남긴 공터를 읽는다햇살이 무심히 부리로 쪼아대는 적막의 깊이 속에다시 푸르게 돋아오를 것 같은 발자국들길이 없어도 눈이 환해지는 문장의 씨앗들기다리지 않아도 자락자락 어둠이 내리고그 어둠을 들여 더 큰 폐허를 일으켜 세우는순한 짐승에게 기도를 바친다모든 어머니!문학리더스 2025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