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전화를 걸다
누구든 내게 오라고
오래 서 있는 공중전화를 보면
땅에 누워 눈물 흘리는 작약처럼
멀리, 저 머얼리
향기를 보내고 싶다
얼굴은 바람에 흩어지고
목소리는 새가 남기는 그림자처럼
어디든 날개의 꿈을 펄럭이듯
그저 멀리, 저 멀리
달그락 꽃잎 한 장에도 붉어지는
젊은 날 심장의 들날숨 소리
못다 쓴 편지의 여백으로
오월은 혼자 부끄러워지는가
손길 닿는 곳마다
문득 푸르러지는 오월에
부재중의 나에게 걸려오는
저 발자국 소리
깊어지는 수심을 살피며 안부를 묻는
당신은 누구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