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예뻐서 슬픈 2019 (E북)

박주가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0. 25. 22:49

박주가리

 

철조망 가시를 온몸으로 휘감으며 피었다

가난한 눈물을 엮은 듯

뙤약볕에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드릴 것은 향낭 같은 마음 밖에 없다고

언뜻 지나가는 바람에 얹혀오는 향기

못 생겨서 미안하지만

한걸음만 다가와 달라던

젊은 날 내 모습을 닮은 꽃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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