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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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서 있는 사내 2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9. 8. 21:06

서 있는 사내 2

쑥부쟁이 칡덩굴 얽히고설키며 철 따라 피고 지던 꽃들과 풀들의 흙을 덜어내어 논을 만들고 밭을 일구다가 꿈같은 속
세의 끄트머리라고 당간을 세우고 금천을 넘게 하더니 어느날 불타고 무너져 내려 인의도덕을 서원하는 마당이 되더니
다시 부수고 그 자리에 고랑을 파고 씨를 뿌리는 전답이 되었으니 이 조화는 사람의 일인가 세월의 장난인가 큰길 오가던 사람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고 후세에 비석으로 한을 달랜들 금 가고 마음 모서리 떨어져 나간 채 서있는 저 사내의 삭은 가슴만 하겠는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흥법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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