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것들
—옛 구둔역*에서
마냥 서 있을 뿐인데
누구를 기다리느냐고 묻는다
상행은 어제로 뻗어 있고
하행은 내일로 열려져 있는데
소실점 밖에서 열차시간표를 읽고 있을 뿐인데
이제 이 길에는 잡초가
망각의 이름을 대신할 것이다
누가 떠나고
누가 기다리는가
혼자 경전을 세워가는 탑 같은
느티나무 아래
무너지지 않겠다는 듯
플라스틱 의자는 두 개
세월이 비껴가듯
우리는 나란히 저 의자에
마주하지 못하리
굳은을 구둔으로 읽는
정지해버린 추억을 읽는
영혼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어떤 약속도 이루어질 수 없어
아름다움을 배우는 곳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에 소재한 중앙선의 폐역이다. 1940년 개설되었으나
중앙선의 선로 변경으로 폐역이 되었다. 2006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