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속에서
—봉황리 마애불*
단단하고 어두운 방이었어
창이 없는 그런 방
억만 겁이 지났나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
누군가 석류꽃이 피고 있다고 말하더군
불쑥 바위 속에서 내가 튀어나왔어
강열한 눈빛
여름 햇살 때문에
세상에!
반쯤만 몸이 나왔어
당신은 나를 뭐라고 부를까
나는 부처가 아니야
돌의 옷을 입고
돌의 미소를 지닌
그래도 나는 사내야
*2004년 보물 제1401호로 지정된, 삼국시대에 조성되었다고 추정되는 마애
불 群이다. 충북 충주시 가금면 봉황리 산 27번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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