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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협회, 친일 논란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제정 13일만에 백지화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8. 12. 00:43

문인협회, 친일 논란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제정 13일만에 백지화

 

입력 : 2016.08.08 15:33 | 수정 : 2016.08.08 15:34

한국문인협회가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를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계획을 10여일만에 백지화했다.

문인협회는 8일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린다는 순수한 차원에서 상을 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면서 “하지만 문단 안팎에서 그들의 문학적 성과보다는 친일 문제를 중점 부각함으로써 상의 기본 취지가 크게 손상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문학상 본연의 목적과는 관계없이 육당과 춘원의 친일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비화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이 상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인협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광수와 최남선을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하고, 내년부터 우수 작품활동을 한 문인에게 이 상을 주기로 결정했다. 내년에는 이광수가 쓴 소설 ‘무정’의 발표 100주년을 기념해 심포지엄 등도 열 계획이었다. 1961년 세워진 문인협회는 현재 문인 1만3600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다.

하지만 육당과 춘원의 친일 활동 전력을 두고 문학계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역사·사회단체인 역사정의실천연대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남선과 이광수는 친일 행적만 모아 따로 전집을 낼 수 있을 정도”라며 “문인협회는 시대착오적 친일 미화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일부 문인들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문효치 문인협회 이사장은 “문협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자발적으로 중대 결단을 내린 만큼 모든 문인들이 이 상에 따른 논란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더 화합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