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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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울진 적송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5. 7. 00:26

 

울진 적송 / 나호열

 

 

 이십 년 책 보시와 사십 년 사람공부가 울울한 적송 한 그루만 못하다 수십 척 올곧은 자세를 일으키기 위해 뿌리째 휘어지는 굴복이 얼마나 많았겠나 저 허공에 막막한 길 있다고 뚝심 하나로 비탈에 서서 먼 발치로 굽어보는 세상이 멀어 힘찬 팔뚝으로 부질없는 바람을 몸 속에 잡아넣는다

 

넉넉히 백 년만 기다리거라

온몸을 부딪쳐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울음을 들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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