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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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

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불닭 등 인공 맛에 밀려난 '청양' 신지인 기자입력 2024.10.22. 00:40업데이트 2024.10.22. 05:52  맵기로는 내가 제일이었는데… -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청양고추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해마다 청양군에서 재배되는 고추의 재배 면적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5420헥타르에서 2023년 4891헥타르로 4년 만에 10% 가까이 줄었다. /뉴시스 마라탕 가게가 5년 만에 10배 증가해 전국에 4000개가 넘고, 해외에선 ‘매운맛 도전 먹방’의 대명사인 ‘불닭볶음면’이 한해 1500억원어치가 팔린다. 일반 타바스코 소스보다 10배가량 더 매운 핫소스가 인기를 끄는 나라. 한국은 ‘매운맛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문화평론 2024.10.22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광화문·뷰]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25일은 故 김윤식 교수 6주기인간은 두 번 죽는다고 한다육체적 죽음과 그마저 잊혔을 때이를 막아보려는 어떤 아내가 있다어수웅 기자입력 2024.10.22. 00:06업데이트 2024.10.22. 11:34  낙 전면에 등장하는 걸 꺼리는 만큼 조심스럽지만, 한번쯤은 그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윤식 교수의 아내 가정혜 여사  사흘 뒤 25일은 김윤식(1936~2018)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일이다. 벌써 6주기. 동사 ‘읽다’와 ‘쓰다’의 주어라는 비유처럼 평생을 읽고 쓰고 가르쳤던 문학평론가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언론은 유족의 기부 소식도 함께 전했다. 교수 월급과 원고료로 모은 재산 30억원을 새로 짓는 국립한국문학관에 내놨다는 소식이었다..

촉도蜀道

촉도蜀道 경비원 한 씨가 사직서를 내고 떠났다십 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보여 주던 낙지집 사장이장사를 접고 떠났다이십 년 넘게 건강을 살펴 주던창동피부비뇨기과 원장이 폐업하고 떠났다내 눈길이 눈물에 가닿는 곳내 손이 넝쿨손처럼 뻗다 만 그곳부터시작되는 촉도손때 묻은 지도책을 펼쳐 놓고낯선 지명을 소리 내어 불러보는 이 적막한 날에정신 놓은 할머니가 한 걸음씩 밀고 가는 저 빈 유모차처럼절벽을 미는 하루가아득하고 어질한 하늘을 향해 내걸었던밥줄이며 밧줄인 거미줄을 닮았다 꼬리를 자른다는 것이 퇴로를 끊어 버린 촉도거미에게 묻는다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중앙일보입력 2024.10.22 00:15김성중 소설가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상은 타인의 고통에 관한 것이다. 화성을 배경으로 삼거나 지구 절반이 사라지는 세계를 떠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다른 이의 고통에 관한 상상은 내가 경험한 고통의 기억을 통해서만 유추하고 확장된다. ‘이만큼 아팠을까?’ 하는 마음으로 넘기는 책들. 위대한 문학은 항상 타자의 고통을 상상한다.내가 처음으로 읽은 노벨문학상 작품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었다. 첫 장에 부엔디아 가문의 복잡한 족보가 펼쳐졌고,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라는 문장이 기다리고 ..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

[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붉나무김민철 기자입력 2024.10.21. 00:30  요즘 양지 바른 산 가장자리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잎이 막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있는 나무가 있다면 붉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붉나무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옻나뭇과 나무입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일본·대만과 동남아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최대 높이가 7m 정도인,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동글동글한 열매가 열린 붉나무(위쪽 사진). 잎자루(아래 사진 동그라미)엔 얇은 '날개'도 달려 있어요. /김민철 기자 옻나뭇과 나무여서 꽃이나 열매, 잎 모양이 옻나무·개옻나무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다음과 같은 ..

지금 단풍 빛깔은 어떤까요? 열매와 씨앗은 잘 영글었나요?

[나무편지] 지금 단풍 빛깔은 어떤까요? 열매와 씨앗은 잘 영글었나요?  ★ 1,256번째 《나무편지》 ★   도심을 흐르는 강변을 걸으며 올 가을 단풍을 생각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지어낸 ‘부천 시민의 강’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이맘 때쯤이면 언제나 마음 설레며 기다리는 게 단풍입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설악산의 단풍 절정기는 10월 20일, 어제이고 북한산의 절정기는 다음 주인 28일이며, 단풍의 최대 명소인 정읍 내장산의 절정기가 가장 늦어서 그 다음 주인 11월 5일입니다. 치악산과 지리산이 23일로 예고된 것까지 살펴보면 이번 주는 한반도 전체가 단풍으로 울긋불긋해지는 시기입니다. 마음 설레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에 비해 올 가을의 단풍을 향한 설렘이 그리 크지 않습니..

충북 진천

생거진천… 용이 내려앉은 풍요의 호수를 바라보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0-17 09:12업데이트 2024-10-17 10:19두타산 자락의 한반도지형 전망대. 초평저수지를 한눈에 전망하는 자리다. 저수지 수변의 지형이 한반도 형상을 닮았다는 데는 쉽게 동의할 수 없지만, 전망대가 보여주는 파노라마 경관은 훌륭하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눈도 몸도 즐거운 진천의 가을 걷기코스용이 보이는 한반도지형 전망대‘ㄹ’자 초평호 경관 감상 명소낚시용 수상 좌대가 운치 더해초평호 가로지르는 미르309주탑 없는 309m길이 출렁다리초롱길-미르숲 잇는 코스 완성한옥 장인들이 지은 보탑사아파트 14층 높이 거대한 목탑못 안쓴 29개 기둥이 건물지탱정철 위패 봉안한 정송강사정치적 의도로 진천에 묘 이장선..

소년이 묻는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소년이 묻는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중앙일보입력 2024.10.22 00:40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는다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사진)를 읽는 일은 피에 젖은 텍스트를 업고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다. 『소년이 온다』를 한달음에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다지 길지 않은 이 장편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종종 쉬고, 자주 한숨을 쉬어야 한다. 『소년이 온다』는 한국 현대사가 낳은 구상도(九相圖)이기 때문이다. 구상도란, 인간의 시체가 어떻게 부패해가는지를 두 눈 똑똑히 뜨고 보라고 권하는 그림 장르다. 시체가 즐비했던 1980년 5월 광주를 다루는 『소년이 온다』 역시 불가피하게 시체에 대한 묘사를 담는다. “그녀는 십대 후반이나 이십대 초반의 자그마한 여자였..

김영민 칼럼 2024.10.22

한강 20년 과선배 마광수, ‘즐거운 사라’ 쓰고 감방 갔다

세상과 함께 시대탐구 1990년대한강 20년 과선배 마광수, ‘즐거운 사라’ 쓰고 감방 갔다카드 발행 일시2024.10.15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왼쪽)과 고(故) 마광수 교수. 연세대 국문학과 동문이다. 중앙포토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1970년생으로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왔습니다. 대학 측은 작가가 동의하면 명예박사 학위를 주거나 교수로 초빙할 계획입니다. 20년 일찍 같은 과를 다닌 이가 있습니다. 1951년생 고(故) 마광수 교수. 하지만 두 사람의 궤적은 판이합니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가디언) 등의 해외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1992년..

"창가 쪽엔 절대 앉지 않았다"…한강 목격담에 서촌 들썩

"창가 쪽엔 절대 앉지 않았다"…한강 목격담에 서촌 들썩중앙일보입력 2024.10.15 05:00업데이트 2024.10.15 13:10업데이트 정보 더보기김서원 기자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한강 작가 자택 겸 작업실로 알려진 한옥 주택 앞에 축하 화환들이 놓여 있는 모습.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김서원 기자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54) 작가의 숨결이 닿은 장소를 따라 시민들의 ‘문학 성지순례’가 이어지면서 서울 종로구 서촌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서촌은 한강의 서울 자택과 그가 운영하는 책방이 위치한 동네다.14일 오전에 찾은 한강의 집 겸 작업실로 알려진 한옥 주택 문이 굳게 잠겨 있었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대문 앞에 즐비했던 문학 관련 ..

"한강, 너무 어둡다"했던 영미 출판계… 10년 전부터 "노벨상감"

"한강, 너무 어둡다"했던 영미 출판계… 10년 전부터 "노벨상감"해외에 한강 처음 알린 두 주역황지윤 기자입력 2024.10.15. 00:48업데이트 2024.10.15. 13:02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14일 인터뷰에서 “‘채식주의자’ 영어판 출간까지 꽤 걸렸는데 묵묵히 기다려준 점이 참 고마웠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왼쪽)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문학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는 “한국 문학은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해외에서 100만부 넘게 팔린 작품은 없다. 갈 길이 남았다”고 했다. 2017년 한국을 찾았을 때 모습. /전기병·박상훈 기자해외에서 아무도 소설가 한강을 모르던 시절, 한강을 발굴해 키운 문학 에이전트들이 있다.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와 미국 뉴욕..

문화평론 2024.10.15

눈물이 시킨 일

눈물이 시킨 일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허물어 버리는,그러나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경전은 완성이 아니라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 있다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40] 가을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0] 가을문태준 시인입력 2024.10.14. 00:08 일러스트=김하경가을기쁨을 따라갔네작은 오두막이었네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산이 말했네어서 가 보게, 그대의 집으로……-강은교(1945-)오두막에 슬픔과 기쁨이, 이 둘이 살고 있는데 번갈아 집을 지킨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집에 오막살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가을에는 찬바람이 불어 쓸쓸한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니 세상의 모든 집이 오두막집으로 보이기도 한다.나도 시월의 오두막에 살짝 가서 보았다. 조랑조랑..

공부할 시 2024.10.14

노벨, 톨스토이, 디아스포라까지 … 문학의 계절에 바라본 큰 나무

[나무편지] 노벨, 톨스토이, 디아스포라까지 … 문학의 계절에 바라본 큰 나무  ★ 1,255번째 《나무편지》 ★   기적처럼 특별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글문학이 세계문학계의 최고봉에 오른 한강 사건의 감흥은 오래 간직해야 할 일입니다. 꼭 한 달 전에 띄운 《나무편지》에서 지난 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노르웨이의 거장,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이야기하면서 “원어의 리듬감과 번역된 한글 리듬감의 차이” 때문에 작품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고 했는데요. 이제 우리는 당당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원어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말도 취소해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의 수상자 면면을 보자면 “그들만의 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