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53] 땅에 귀를 기울이면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입력 2023.03.03. 03:00 벼락같이 봄이 왔다. 텅 빈 하늘에 온기가 번지고, 물 올림을 갈망하는 나뭇가지에도 초록이 비친다. 꽃샘추위가 남았지만, 이제 어깨를 펴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순환이 거스를 수 없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정주하(1958~ ) 작가는 작품이 이끄는 삶을 살았다. 지역에 있는 대학에 교수로 부임하면서 처음 가지게 된 농촌과 농부, 농사일에 대한 관심은 사진 작업으로 이어졌고, 어느새 그를 온전히 그곳 사람으로 만들었다. 1200평 농사를 짓고, 마을 이장도 하고, 환경운동도 앞장서는 그의 작가적 관심과 일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