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여 임을 보내며(送人) 정지상(鄭知常·?∼1135) 비 갠 긴 둑에 풀빛 짙어지는데 雨歇長堤草色多 남포에서 임 보내니 슬픈 노래 일렁인다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저 물은 언제나 다하랴 大同江水何時盡 해마다 이별의 눈물이 푸른 물결 보태는 것을 別淚年年添綠波 이별이란 참 묘한 것이다. 살아 이별이 .. 혼자 중얼거리다 2009.02.14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1991년 두 번 째 시집 << 망각은하얗다>>를 출간하면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이 백만 원인가 삼백만원인가 출판비를 충당하고도 남은 돈으로 사집시집<<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럐>>를 만들었다. 당시 미림중학교 교사이던 김충환 선생의 사진을 받고 습작 겸 연.. 혼자 중얼거리다 2009.01.25
젖 젖 나는 ‘젖’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젖무덤’이란 말보다는 ‘젖가슴’이란 말을 더 좋아한다. 어떤 이들은 특히 여성들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이 말에 얼굴을 붉히거나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 말을 ‘어머니’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즐겁게 .. 혼자 중얼거리다 2009.01.11
세월 눈물 글썽이며 춘천에서 헤어질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막내 아들 인규가 전역을 앞두고 있다 강원도 간성에서 근 생활을 시작할 때는 걱정도 많고 마음도 편치 않았는데 그래도 씩씩하게 2년을 건너 온 것이 대견스럽다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때 휴가 나왔을 때 며느리 선희와 다정스런 한 때 혼자 중얼거리다 2009.01.09
시를 쓰면서 시를 쓰면서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인이라고 답하면 '아, 그것 말고 다니는 직장이 어디시냐고요?' 하고 되묻는다. 참으로 난감하다. 미국에서도 시집을 내면 아무리 유명한 시인이라도 천 권을 판매하기 힘들다는 재미 시인의 글을 읽으면서 영영 詩의 시대는 가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 혼자 중얼거리다 2008.12.08
2008년 11월 8일 처 조카의 결혼식이 화천에서 있었다. 그 아이는 작고한 큰 처남의 장남인데 사병으로 입대한 후 아예 부사관으로 군에 입문하였다. 처남으로 말하면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아주 건강하고 예의바른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작고하기 몇 년 전 상처를 하고 회한이 많았던 까닭에 평소 좋아하던 낚시에 .. 혼자 중얼거리다 2008.12.02
누구를 위한 예술정책인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문화관광부는 문화관광체육부로 명칭이 바뀌고 새로이 유인촌 장관이 취임했습니다. 명시적으로 새정부의 문화정책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그간 장관의 기자회견, <새 정부 문화체육관광정책 대토론회>, <순수예술 육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간접지원·사후지원 등을 .. 혼자 중얼거리다 2008.07.16
10년 전 오늘 오랫만에 방 청소를 하다가 앨범에 넣지 못한 사진 뭉치를 발견했다. 여기저기 주마간산 흘러가다가 찍은 풍경들, 그 중의 하나가 <문즐> 홈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사진 이다. 10년 전 경희대 시창작교실 문우들과 함께 강원도 속초, 강릉, 정선, 봉평으로 다녀왔던 기억.. 정동진 철로 가운데 .. 혼자 중얼거리다 2008.06.02
빚 빚 나에게 있어 부러운 사람은 잘 난 사람도 아니고 권세가 있는 사람도 아니며 빛나는 명예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나는 쓸데없이 주눅 들거나 비굴해져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나는 묘한 반항심으로 더 당당하게 그들 앞에 우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혼자 중얼거리다 2008.01.21
시인으로 세상을 건너다 시인으로 세상을 건너다 - 영감이 찾아와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얻기 위해서 시를 쓴다 나호열 ( 시인) 1. 12월이다. 지금 내 얼굴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것은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북풍이다. 예전 같으면 잽싸게 창틈을 테이프나 창호지로 막아 버렸을텐데 올해에는 왠지 그럴 마음이 들어서.. 혼자 중얼거리다 2007.12.10
숲으로 가다가 늪을 만나다 숲으로 가다가 늪을 만나다 나 호 열 나의 십대는 우울이었고 이십대는 절망이었다. 실체를 모르는 우울은 절망이었고, 원인이 불분명한 절망은 우울이었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이나 시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우울의 절망과 절망의 우울과 화해하는 길을 문학에서 찾았다면 누가 믿을까?. 누.. 혼자 중얼거리다 2007.11.26
맑다는 것 옛날 중국 송나라 때 오현(五賢) 중의 하나인 정명도(程明道)라는 사람이 있었다. 세상에서 그 사람을 어떻게 평을 했냐 하면 “춘풍대아능용물(春風大雅能容物)이요, 봄바람이 크게 맑아서 능히 물건을 수용하고” 했다. 정명도는 그렇게 덕이 줄줄 흐르던 사람이다. 헌데 그 동생에 정이천(程伊川)이.. 혼자 중얼거리다 2007.07.14
8 시간과 10분 군대간 아들이 아프다고 한다. 토요일 저녁에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까운 지인에게 부탁을 하여 며칠 분의 약을 꾸려 아들이 있는 강원도 간성으로 갔다. 일요일 아침 10시 30분에 출발하여 1시 30분 경에 진부령 턱 밑에서 막 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 겸 점심을 대신하고 막내가 근무하는.. 혼자 중얼거리다 2007.06.20
산과 바다 막내 면회를 갔다. 홍천을 지나 인제, 원통, 진부령을 넘어 산골짜기로 갔다. 표지판도 없는 부대..아침 5시에 출발해서 8시에 닿았다. 낯선 곳 낯선 땅 낯 선 사람들 사이에서 잘 견디고 있는지... 철 이른 동해바다 해수욕장으로 갔다.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 짐을 내려 놓고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녀 .. 혼자 중얼거리다 2007.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