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혼자 중얼거리다

구름이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2. 14. 17:14

 임을 보내며(送人)

                         정지상(鄭知常·?∼1135)



비 갠 긴 둑에 풀빛 짙어지는데                      雨歇長堤草色多     

남포에서 임 보내니 슬픈 노래 일렁인다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저 물은 언제나 다하랴                       大同江水何時盡

해마다 이별의 눈물이 푸른 물결 보태는 것을    別淚年年添綠波



이별이란 참 묘한 것이다. 살아 이별이 있는가 하면 죽어 이별도 있다. 헤어지니 속 시원할 때도 있고, 못내 가슴 저려 끝내 못 잊는 이별도 있다. 회자정리 會者定離라 하나 어떻게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가!

우리 인간사에 완성은 없다. 늘 가능성을 가지고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다. 주어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돌부처에 바치는 사람을 우리는 어리석다고 한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어야 하고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하염없이 주기만 하고 끊임없이 받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 있으랴

그러나 사랑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 대동강물이 마르지 않는 것은 사랑의 이별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의 눈물 때문이라니...

하늘을 보니 구름이 지나가고 있다. 가다가 어느 묏부리에 걸려 후두둑 눈물로 쏟아질 구름으로 입을 막고 싶다. 사랑을 하여 보았느냐? 너는 사랑을 아느냐? 묻는 것도 부질없고 답을 찾는 것도 허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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