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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1. 25. 00:58

 

 

 

1991년 두 번 째 시집 << 망각은하얗다>>를  출간하면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이 백만 원인가 삼백만원인가  출판비를 충당하고도 남은 돈으로 사집시집<<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럐>>를 만들었다.

당시 미림중학교 교사이던 김충환 선생의 사진을 받고 습작 겸 연작으로 쓰고 있던 아무도부르지 않는 노래  중에서

30여편을 골라 비매품으로 1000부를 찍어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20여 년이 흘러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는 내 문학의 여정을 에감했던 전초이다.

잘 나서도 아니고, 열등감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불편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기본적인 예의라고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강박관념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고 피곤하게 만든다.

애시당초 문학으로 입신하겠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시 쓰기는 나의 살아있음의 증언 또는 증명에 불과했다.

지금도 나는 문단의 아웃사이더이고 아웃사이더의 길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나는 나일 뿐이고 , 내가 나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제 누렇게 변색이 된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는 그 후에 제목과 내용을 수정한 몇 편의 시로 재탄생했고

서가에 얄팍해진 가슴으로 꽂혀 있다.

오늘처럼 눈이 많이 내리고 을씨년 스러웠던 겨울에 막내 여동생 집에서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에 들어갈

사진을 한 장 찍었다. 18년 전의 나, 눈도 맑고 패기로 가득찼던 ...몇 년 뒤 찾아올 고난의 길을 생각이나 했을까?

그 사진을 들여다 본다. 내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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