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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내고향 사투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10. 6. 09:57

내고향 사투리

동상

                      나호열

나에게는 고향의 추억이 없다. 선친이 태어나고 자란 그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오롯한데 어릴 적 앞 마당에 온 가족이 모여 찍은 흑백 사진 한 장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래도 가끔 윗 어른이 돌아가시거나 큰 일이 있을 때 찾아가는 그곳이 고향임을 느끼게 되는 것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질펀하게 깔리고 왁자지껄 둥글게 다가서는 어감이 주는 안도감에서이다. 끝이 늘어지는 까닭에 느린 여운을 남기는 가락이 여간 정겹지 않은 것이다.

아주 오래 전 증조부가 돌아가시어 상여를 멈추고 노제를 지낼 때 였다. 저만치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 한 분이 내게로 다가와서 하는 말 " 동상, 참 많이 컸네유" 내 기억에 없는 그 할머니는 분명하게 내 이름을 부르며 "동상'이란다. 오랜만에 듣는 동생이라는 말, 아니 정이 듬뿍 담기지 않으면 태어나지 못할 '동상' 이란 말을 나는 아직도 내 아우들에게 해보지를 못했다.

 

"동상들~ 언제 한 번 모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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